월가 은행 대신 '월마트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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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월가' 시위 반사이익
수수료 월 3弗…기존은행 절반
수수료 월 3弗…기존은행 절반
"월가 은행에 신물난 고객들이 월마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반(反)월가 시위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존 금융권의 높은 수수료에 불만을 갖고 있는 고객들이 이번 시위를 계기로 수수료가 낮은 월마트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9일 보도했다. 월마트의 수수료가 다른 은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월가 은행들은 충전식 선불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한 달에 6달러 정도의 수수료를 물린다. 월마트는 매달 3달러만 내면 된다.
NYT는 낮은 수수료라는 월마트의 전략이 최근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직불카드 사용자들에게 5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고객들의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미국 국민들은 BoA 등 대형 은행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자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 대안 중 하나가 월마트라는 분석이다.
월마트는 1999년 금융서비스를 시작한 후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다양한 제품을 저가에 팔아 소매시장 점유율을 높였던 방법을 금융 부문에도 그대로 적용해 서민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1800여개 월마트 점포에 금융 업무를 제공하는 '머니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1주일 동안 평균 500만건 이상의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
머니센터에서 고객들은 직불카드와 충전식 선불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해외 송금과 대금납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은행이 하는 업무 중 신용카드 발급과 예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월마트는 당초 예금 등의 업무도 하기 위해 은행 설립 면허를 신청했지만 대형 은행들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월마트는 현재 머니센터를 4300여개로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은행 면허를 취득해 금융 노하우를 쌓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2007년부터 은행업을 시작해 263개의 '방코월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신용카드 발급 등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형 은행들은 월마트의 금융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은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지만 미래 경쟁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월마트가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할인점에서 구매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파급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반(反)월가 시위의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존 금융권의 높은 수수료에 불만을 갖고 있는 고객들이 이번 시위를 계기로 수수료가 낮은 월마트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9일 보도했다. 월마트의 수수료가 다른 은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월가 은행들은 충전식 선불카드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한 달에 6달러 정도의 수수료를 물린다. 월마트는 매달 3달러만 내면 된다.
NYT는 낮은 수수료라는 월마트의 전략이 최근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직불카드 사용자들에게 5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가 고객들의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다. 미국 국민들은 BoA 등 대형 은행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자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그 대안 중 하나가 월마트라는 분석이다.
월마트는 1999년 금융서비스를 시작한 후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다. 다양한 제품을 저가에 팔아 소매시장 점유율을 높였던 방법을 금융 부문에도 그대로 적용해 서민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1800여개 월마트 점포에 금융 업무를 제공하는 '머니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1주일 동안 평균 500만건 이상의 업무가 이뤄지고 있다.
머니센터에서 고객들은 직불카드와 충전식 선불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해외 송금과 대금납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은행이 하는 업무 중 신용카드 발급과 예금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월마트는 당초 예금 등의 업무도 하기 위해 은행 설립 면허를 신청했지만 대형 은행들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월마트는 현재 머니센터를 4300여개로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에서는 은행 면허를 취득해 금융 노하우를 쌓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2007년부터 은행업을 시작해 263개의 '방코월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도 신용카드 발급 등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대형 은행들은 월마트의 금융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은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지만 미래 경쟁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월마트가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할인점에서 구매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파급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