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시가총액 8개월 새 4조원 증발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시가총액이 8개월 만에 4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으로 도심 재정비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돼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

9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서울지역 재건축 추진 아파트 123개 단지,9만4828가구의 시가총액은 79조8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마지막 주 84조418억원에서 8개월여 만에 4조2238억원 감소,3월 이후 매달 5280억원씩 떨어진 셈이다.

미국발 금융 불안이 시작된 지난 8월부터 낙폭이 커졌다. 7월 마지막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81조5935억원이었으나 이후 석 달 동안 1조7755억원 줄었다. 월평균 5918억원씩 줄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의 월간 매매가 변동률도 지난 3월 이후 8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마이너스였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과장은 "지난 3월에서 7월까지 재건축 시세가 5개월 연속 하락한 데 따른 급매물로 8월에는 소폭 반등했지만 9월 다시 0.99% 떨어지며 올 들어 최대 하락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도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세는 0.78% 하락했다. 이 과장은 "미국과 유럽발 악재,국내 부동산시장의 불안감 확대 등으로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아파트가 투자 상품 성격이 강해 금융시장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재건축 아파트 투자자들은 재건축 아파트 매입 때 대출을 많이 이용하는 탓에 금융시장 변동 등 외풍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박 시장 당선으로 각종 재개발 · 재건축 정책이 수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