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한양대가 2014년 가을 학기 개교를 목표로 말레이시아에 해외 분교를 세운다.

한양대는 9일 ‘한양대 말레이시아 분교(HMIT:Hanyang Malaysia Institute of Tecnology·가칭)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임덕호 한양대 총장은 오는 12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현지 교육부 차관과 세렘반 주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는 협약식을 갖는다.국내 종합대학이 해외에 정식 분교를 내는 것은 한양대가 처음이다.

HMIT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프르에서 남동쪽 60㎞ 거리에 있는 세렘반 시에 세워진다.치안과 경제 여건이 좋은 데다 영어 사용이 용이해 50개국 6만여명의 외국 유학생이 공부하고 있는 등 교육산업 잠재력이 높은 점을 감안했다고 한양대는 설명했다.

전자,기계공학 등 공학계열 8개 학과와 경영학,국제학이 포함된 10개 학부 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한양대는 현지에서 한국어의 인기와 수요가 많은 점을 고려해 한국어 강의를 전교생 대상 필수 교양과목으로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MIT의 학년당 정원은 600명,총 정원은 2400명이다.교원 100명 중 80명은 현지에서 선발하고,나머지 20명은 한양대에서 퇴임하거나 안식년을 보내고 있는 교수 중에서 파견·충원할 계획이다.

학교 부지 6만여평은 세렘반 시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부지 조성에 필요한 재원 1000억여원은 현지 대형 건설회사인 베타그룹이 민간투자사업(BLT) 방식으로 전액 투자하게 된다.

이기정 한양대 국제협력처장은 “글로벌 선진 대학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한양대는 터키와 파키스탄,중국에도 분교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한양대와 말레이시아와의 인연은 3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1984년 1기 말레이시아 정부 장학생을 배출한 이래 말레이시아국립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교환학생 등 다양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왔다.한양대를 졸업한 말레이시아인은 187명에 달하며,현지에서 교수 공무원 사업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