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유동성 규제…소액투자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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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파생상품 대수술
금융당국 "시장 과열"
ELW·ELS 거래 축소
업계 "시장 죽이기" 반발
금융당국 "시장 과열"
ELW·ELS 거래 축소
업계 "시장 죽이기" 반발
금융당국이 코스피200옵션을 비롯해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워런트증권(ELW) 이종통화거래(FX마진거래)에 대해 규제의 칼을 빼든 것은 시장이 과열됐다는 인식에서다. 높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가 급증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이를 차단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마련한 방안대로 시행할 경우 시장을 위축시키게 된다는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거래 단위 높여 거래량 축소
금융위원회는 코스피200옵션의 거래단위(거래승수)를 현행보다 높일 경우 거래량 축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피200옵션은 1997년 7월 거래가 시작된 이후 거래단위를 1포인트당 10만원으로 유지해왔다. 이를 2.5~5배 높여 25만~50만원으로 조정하겠다는 게 금융위의 방안이다.
거래단위를 2.5배로 높이면 1계약당 들어가는 투자비용 역시 2.5배로 늘어나게 된다. 같은 거래대금으로 매매할 수 있는 계약수가 줄어드는 만큼 거래량(계약 단위)은 줄어들게 된다.
지수옵션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3분의 1 정도다. 최근 매수옵션계좌에 1500만원의 예탁금이 부여되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졌지만 개인들의 투자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LS는 발행규제 검토
금융당국은 장외상품인 ELS에 대해서도 규제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수 하락기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ELS 발행규모는 지난 상반기 20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파생상품 고유의 위험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한 채 뛰어드는 개인이 많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한 관계자는 "발행사 부도 등에 대비해 ELS를 발행할 때 담보물건을 설정하게 하는 등 발행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개미들의 무덤'으로 불려온 ELW와 FX마진 시장에 대해서도 곧 대책이 나올 전망이다. ELW는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시 의무를 완화해 스캘퍼(초단타거래자)의 거래를 줄이는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FX마진거래 역시 손실계좌 비율 공개를 의무화하고 고객에 대한 위험고지 의무 강화를 골자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부 "변동성 오히려 증가"
증거금 인상이나 투자자교육과 같은 기존 '건전화 대책'과 달리 유동성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이번 규제 강도는 이전보다 훨씬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증권사 파생담당 임원은 "지수옵션은 ELS 등 모든 파생상품의 헤지(위험회피)에 기본적인 상품"이라며 "거래단위를 높이면 기관의 헤지비용이 높아질 뿐 아니라 매도자가 줄어들면서 변동성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참여를 등에 업고 급성장한 국내 파생상품 특성상 '개인투자자 보호'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장은 "국내 파생상품정책의 패러다임이 양적 성장에서 균형 발전으로 이동하는 단계"라며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11·11 옵션쇼크
옵션만기일이었던 작년 11월11일 장 마감 10분 전 도이치은행 창구로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주식매도 주문이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코스피지수가 53포인트 급락한 사건.
◆ ELS
equity linked securities(주가연계증권).주가지수 혹은 특정 주식의 움직임에 연계해 사전에 정해진 조건에 따라 조기 또는 만기 상환 수익률이 결정되는 투자상품.
◆ ELW
equity linked warrant(주식워런트증권).미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특정 주식,코스피200 등 기초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파생투자상품.
◆ FX마진거래
이종통화(foreign exchange)거래. 선물회사나 증권사에 거래증거금을 예치하고 주요 통화의 매매를 통해 환차익을 얻는 거래. 개인투자자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하지만 금융당국이 마련한 방안대로 시행할 경우 시장을 위축시키게 된다는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거래 단위 높여 거래량 축소
금융위원회는 코스피200옵션의 거래단위(거래승수)를 현행보다 높일 경우 거래량 축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스피200옵션은 1997년 7월 거래가 시작된 이후 거래단위를 1포인트당 10만원으로 유지해왔다. 이를 2.5~5배 높여 25만~50만원으로 조정하겠다는 게 금융위의 방안이다.
거래단위를 2.5배로 높이면 1계약당 들어가는 투자비용 역시 2.5배로 늘어나게 된다. 같은 거래대금으로 매매할 수 있는 계약수가 줄어드는 만큼 거래량(계약 단위)은 줄어들게 된다.
지수옵션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은 3분의 1 정도다. 최근 매수옵션계좌에 1500만원의 예탁금이 부여되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졌지만 개인들의 투자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ELS는 발행규제 검토
금융당국은 장외상품인 ELS에 대해서도 규제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수 하락기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에 힘입어 ELS 발행규모는 지난 상반기 20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파생상품 고유의 위험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한 채 뛰어드는 개인이 많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한 관계자는 "발행사 부도 등에 대비해 ELS를 발행할 때 담보물건을 설정하게 하는 등 발행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개미들의 무덤'으로 불려온 ELW와 FX마진 시장에 대해서도 곧 대책이 나올 전망이다. ELW는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시 의무를 완화해 스캘퍼(초단타거래자)의 거래를 줄이는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FX마진거래 역시 손실계좌 비율 공개를 의무화하고 고객에 대한 위험고지 의무 강화를 골자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부 "변동성 오히려 증가"
증거금 인상이나 투자자교육과 같은 기존 '건전화 대책'과 달리 유동성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이번 규제 강도는 이전보다 훨씬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증권사 파생담당 임원은 "지수옵션은 ELS 등 모든 파생상품의 헤지(위험회피)에 기본적인 상품"이라며 "거래단위를 높이면 기관의 헤지비용이 높아질 뿐 아니라 매도자가 줄어들면서 변동성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참여를 등에 업고 급성장한 국내 파생상품 특성상 '개인투자자 보호'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장은 "국내 파생상품정책의 패러다임이 양적 성장에서 균형 발전으로 이동하는 단계"라며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11·11 옵션쇼크
옵션만기일이었던 작년 11월11일 장 마감 10분 전 도이치은행 창구로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주식매도 주문이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코스피지수가 53포인트 급락한 사건.
◆ ELS
equity linked securities(주가연계증권).주가지수 혹은 특정 주식의 움직임에 연계해 사전에 정해진 조건에 따라 조기 또는 만기 상환 수익률이 결정되는 투자상품.
◆ ELW
equity linked warrant(주식워런트증권).미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특정 주식,코스피200 등 기초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파생투자상품.
◆ FX마진거래
이종통화(foreign exchange)거래. 선물회사나 증권사에 거래증거금을 예치하고 주요 통화의 매매를 통해 환차익을 얻는 거래. 개인투자자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