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조정일 케이비티 대표 “중동서 통신카드 250만장 수주 확정”
케이비티에 중국에 앞서 중동에서 먼저 낭보가 날아들었다.

조정일 케이비티 대표(사진)은 9일 <한경닷컴>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이란에서 250만장 규모의 이동통신용 USIM(범용가입자인증모듈) 카드를 수주받았다”며 “연말까지 납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는 그동안 글로벌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던 중동 시장에 판로를 개척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또 통신카드 부문의 해외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스마트카드업체 케이비티의 현재 매출비중은 금융카드 부문이 대부분이고, 통신카드 부문은 15% 정도다.

시장에서는 중국 은행들로의 금융카드 수출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국 정부는 2012년부터 은행들의 기존 마그네틱카드를 집적회로(IC)카드로 전환할 계획으로, 일부 은행들이 올 12월 입찰에 들어간다.

◆“중국 수주건, 인증 있어 긍정적”

케이비티는 현재 중국에서 사용될 금융IC카드에 대한 현장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중국 주요 은행 2곳에 대해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조 대표는 “케이비티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며 “PBOC 인증을 획득한 업체는 국내에서 케이비티가 유일하며 입찰도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은행들이 사용할 카드는 PBOC 인증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중국의 상위 6개 국영은행들은 올 3분기부터 금융IC카드 발급을 시작했고, 2013년에는 중국의 모든 은행들이 IC카드를 발급한다. 2015년에는 주요 은행들의 경우 마그네틱카드 발급을 중단하고 IC카드만 발급할 예정이다.

케이비티는 내년 초부터 중국 공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 점유율 이제 3%…2015년 매출 5000억 달성”

케이비티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78억48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3.4% 급증했다. 제조 영업 생산 등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국내 시장의 매출 및 수익성이 강화됐고, 해외 금융부문의 성장세도 이어졌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조 대표는 “4분기에는 해외 금융부문의 성장이 이어지고, 해외 통신부문의 매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올해 목표치인 1200억원대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케이비티의 지난 3분기 매출은 327억원이었고, 누적실적은 805억원이었다. 4분기에는 3분기보다 나은 4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케이비티의 기록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한 것은 해외 부문의 성장세다. 지난해 30% 수준이었던 해외 매출비중은 올해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래처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는 “현재 케이비티의 해외시장 점유율은 3% 정도에 불과하다”며 “지속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수주실적을 쌓아가고 있고, 기술력을 검증받고 있기 때문에 이제 시작이다”라고 강조했다. 2015년에는 매출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비티는 스마트카드와 관련해 약 120여개의 국제 및 로컬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스마트카드 시장 성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란 설명이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카드 시장은 2008년 44억9000만개에서 2012년 89억8000만개 규모로 연평균 19%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 규모도 올해 8조원 수준에서 2022년 22조원 성장이 예상된다.

◆“통신부문, NFC로 커질 것”

아직은 매출비중이 작은 통신부문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케이비티는 올해 초 KT를 통해 NFC(근거리무선통신) USIM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고, 지난 9월에는 LG유플러스에 LTE용 NFC USIM칩 10만장을 공급한 바 있다. KT에서도 케이비티가 개발한 LTE용 NFC USIM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LTE 가입자를 연말까지 360만명, 중장기적으로 1000만명 모집할 계획이라 케이비티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조 대표는 “해외의 경우 통신시장이 스마트카드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며 “앞으로 정보기술(IT) 산업의 환경은 모바일로 귀결될 것이고, 현재 NFC 관련 제품군을 모두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비티는 NFC 관련 기술개발 및 수주실적을 기반으로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