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산하 현대자동차노조 집행부가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주말 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것을 놓고 조합원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차노조 집행부는 12~13일 '전태일 계승 2011 전국노동자대회'에 전 노조원이 참석하기로 했다.

노조 자유게시판에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여의도에서 총력 투쟁을 하자","특근 거부 하자는데 왜 이렇게 불만이 많나" 등의 글이 눈에 띄었다.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 조합원은 "특근이 밥먹여 주지만 전국노동자대회는 밥먹여주지 않는다"며 "주말에 몇 명이나 간다고 특근 거부라니… 무슨 연대투쟁이랍시고 남들 밥줄까지 끊어 놓느냐"는 항의성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조합원은 "사촌이 땅 사면 배가 아프다더니 (집행부는) 우리가 일해서 돈 버는 게 그렇게 보기 싫은가"라며 "집행부만 안 하면 되지 왜 우리까지 끌어들이냐"고 비판했다.

특근 거부를 주장하는 한 조합원은 "누구는 하고 싶어서 그런 줄 아나? 금속에서 자꾸 태클 들어오니깐 어쩔 수 없어서 그렇지"라고 쓰기도 했다.

정규 근무시간 외에 일하는 특근은 생산직 직원들이 신청하고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노동계 일각에서는 특근 거부가 쟁의 성격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주문 물량이 밀려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특근 거부는 새 집행부가 주도권을 쥐자마자 회사 측에 경고성으로 생산 타격을 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지난 5일 당선된 문용문 신임 노조위원장은 이경훈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온건 성향의 집행부와 달리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주장하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특근 거부로 당황스럽다"며 "특근은 전달에 미리 다음달 일정을 짜놓기 때문에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