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퍼트롤]고삐풀린 공매도…"왜 하필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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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이후 공매도(차입매도) 제한으로 그간 학살된 증시의 변동성이 완벽하게 부활했어요. 왜 하필 이때.."
증시에 또 다시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 와중에 금융당국이 8월 이후 시장의 안정을 위해 금지해둔 공매도를 다시 허용해 도리어 낙폭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다시 공매도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내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눈 앞에 둔 금융당국이 깊은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공매도는 사실상 연내 등장할 예정인 헤지펀드의 주요 운용전략(롱-숏)에 필수적인 매매기법이다.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도 규모는 9일(약 2677억원)부터 급격히 늘어났고, 매도세는 이틀째 이어져 이날 오전에만 4090억원 이상, 장중 한때 7000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장막판 일부 매수세가 유입돼 약 50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는 이날 장중 내내 낙폭을 확대해 5% 가까이 폭락했다. 전 업종이 동반 2~6%대 폭락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8일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에서 사흘 연속 순매수해왔다. 그러나 유럽의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문제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자 매도세로 급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매도 규모가 커진 것에 대해 "공매도 재허용이 결론적으로 외국인의 매도 규모를 더 키우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심리적으로 시장의 하락 리스크가 상당히 커진 가운데 공매도까지 다시 허용돼 지수의 변동성은 완벽히 부활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8일 오전까지만 해도 눈에 띄지 않았던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공매도 허용 이후 급속도로 불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탓으로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이달말까지 수 조원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3개월 전 공매도가 가능했을 때 미국의 국가신용 등급 하락 시 외국인은 8월 한 달 동안 무려 4조6000억원 이상 보유 주식을 팔아치웠고, 그리스 재정위기가 최초 등장했을 시기인 2010년 5월에도 이들은 6조원 가까이 장내에서 매도했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애널리스트 역시 "그리스발(發)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로까지 번지고 있어 시장 상황은 다분히 부정적"이라며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유럽계 자금의 이탈을 예측한 공매도 투기를 막아내기 위해서라도 다시 공매도를 금지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한을 풀 때만 해도 전문가들은 공매도 허용이 당장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았다. 유럽발 악재가 더 이상 시장을 끌어내리진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초 "공매도 금지는 실질적으로 수급적인 영향력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수의 하락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이란 심리적 효과를 줄 수 있을 뿐"이라며 "과거 사례를 볼 때 공매도 금지 해제 이후 증시가 하락한다거나 하는 후폭풍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증시에 또 다시 공포가 밀려오고 있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시장이 얼어붙었다.
이 와중에 금융당국이 8월 이후 시장의 안정을 위해 금지해둔 공매도를 다시 허용해 도리어 낙폭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다시 공매도 제한을 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연내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눈 앞에 둔 금융당국이 깊은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공매도는 사실상 연내 등장할 예정인 헤지펀드의 주요 운용전략(롱-숏)에 필수적인 매매기법이다.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매도 규모는 9일(약 2677억원)부터 급격히 늘어났고, 매도세는 이틀째 이어져 이날 오전에만 4090억원 이상, 장중 한때 7000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장막판 일부 매수세가 유입돼 약 50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 지수는 이날 장중 내내 낙폭을 확대해 5% 가까이 폭락했다. 전 업종이 동반 2~6%대 폭락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8일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에서 사흘 연속 순매수해왔다. 그러나 유럽의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문제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자 매도세로 급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매도 규모가 커진 것에 대해 "공매도 재허용이 결론적으로 외국인의 매도 규모를 더 키우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심리적으로 시장의 하락 리스크가 상당히 커진 가운데 공매도까지 다시 허용돼 지수의 변동성은 완벽히 부활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8일 오전까지만 해도 눈에 띄지 않았던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공매도 허용 이후 급속도로 불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탓으로 외국인의 매도 규모는 이달말까지 수 조원에 이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3개월 전 공매도가 가능했을 때 미국의 국가신용 등급 하락 시 외국인은 8월 한 달 동안 무려 4조6000억원 이상 보유 주식을 팔아치웠고, 그리스 재정위기가 최초 등장했을 시기인 2010년 5월에도 이들은 6조원 가까이 장내에서 매도했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애널리스트 역시 "그리스발(發)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로까지 번지고 있어 시장 상황은 다분히 부정적"이라며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유럽계 자금의 이탈을 예측한 공매도 투기를 막아내기 위해서라도 다시 공매도를 금지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한을 풀 때만 해도 전문가들은 공매도 허용이 당장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았다. 유럽발 악재가 더 이상 시장을 끌어내리진 못할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초 "공매도 금지는 실질적으로 수급적인 영향력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수의 하락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이란 심리적 효과를 줄 수 있을 뿐"이라며 "과거 사례를 볼 때 공매도 금지 해제 이후 증시가 하락한다거나 하는 후폭풍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