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3사, 또 '신라면 전쟁'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신라면 단기 가격 할인전'에 들어갔다. 이마트가 지난 10일부터 '신라면 30개들이 상자'를 기습적으로 할인 판매하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대응에 들어간 것이다. 이마트가 지난해 3월 초 신라면을 '가격 혁명' 품목으로 지정한 후 한 달간 지속된 할인 판매전 이후 마트 3사가 벌이는 두 번째 '신라면 가격 전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오는 16일까지 전국 137개 점포에서 '신라면 30개들이 상자' 가격을 1만6690원에서 1만6180원으로 3.1% 내려 판매한다. 10~16일 진행되는 '개점 18주년 할인 행사'의 대표 상품으로 이 품목을 내세웠다. 신라면이 대형마트의 1주일짜리 단기할인 행사 품목으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개당 가격은 539원으로,대형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신라면 5개들이 패키지'(개당 584원)나 '20개들이 상자'(582원)보다 41~43원 싸다. 행사 물량은 1만5000상자로 평소 1주일 평균 판매량(3500상자)보다 4배 이상 준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라면은 전체 라면 판매량의 25%를 차지하는 '메가 브랜드' 상품이어서 개점 행사의 대표 품목으로 포함시켰다"며 "제조회사와 납품가 할인 협상이 되지 않는 상품이어서 100% 이마트 마진을 축소해 판매한다"고 말했다.

가격은 홈플러스가 영등포점 가양점 등 20개 점포에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도매존'에서 판매하는 동일상품 가격(1만6190원)보다 10원 싸게 책정했다. 30개들이를 주로 구매하는 자영업자들에게 경쟁사보다 싸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서다.

롯데마트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마트가 할인 판매에 들어간 10일 오후부터 동일 상품 가격을 1만6180원으로 낮췄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30개들이는 일반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는 품목은 아니지만 신라면 자체가 소비자들의 가격민감도가 워낙 높은 브랜드여서 할인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동일 수준으로 내렸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15일부터 이틀 동안 가격을 조정한다. '도매존'에서 판매하는 30개들이 가격을 1만6180원으로 조정하고,40개들이 상자 가격을 2만3360원에서 2만1570원으로 7.6% 낮춰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일반 매장에서 30개들이를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대신 40개들이를 개당 539원에 맞춰 내리기로 한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 통합 재고관리 · 상품발주 시스템을 전면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해 즉시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며 "시스템이 안정되는 대로 가격을 내리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가격할인전이 본격적인 인하전으로 확대되지 않는 양상이다. 이마트 할인판매가 단기간 진행되는 데다 대형마트 3사가 제살 깎아먹기식의 소모전으로 확전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어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