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찾은 강원 원주시 우산공단에 있는 사무용의자 전문업체 이노퍼니(대표 배기성 · 62).이노퍼니 본사 입구에 들어서자 직원들이 상자에 포장된 의자를 수출용 컨테이너에 옮겨 싣느라 분주했다. 중국 정부기관인 광저우성 전력개발연구원에 보낼 제품들이다. 배기성 대표는 "국산 사무용 의자를 중국 정부기관에 직접 납품하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매출 27억원(작년 기준),직원 35명에 불과한 국내 중소 가구업체가 지난 9월 공개 입찰에서 중국 현지기업들을 제치고 61만달러 규모의 납품 계약을 따낸 것은 독특한 기술력 덕분이었다.

이 회사의 기능성 사무용의자 브랜드인 '이노체어'(사진)는 등받이가 앉는 부분과 평행이 되도록 180도로 펴진다. 컴퓨터 사용이 많은 직장인들이 틈틈이 의자를 뒤로 젖혀 휴식을 취하거나 스트레칭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등받이에는 안마효과를 주는 지압롤러가 있어 척추질환 및 근골격계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중국 대만 미국 영국 등 13개국에서 특허도 획득했다.

이노퍼니의 올해 수출액은 100만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30만달러)의 세 배다. 올해 33억원으로 예상되는 전체 매출 대비 수출액 비중은 30%를 웃돈다. 이노체어 수출국은 중국 일본 호주 등 10여개국에 이른다. 배 대표는 "180도로 펴지는 사무용의자는 세계적으로 이노체어가 유일하다"며 "유도로 치면 한판승 기술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노체어의 수출 규모는 앞으로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중국 정부기관들의 구매 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캐나다 선두권 의자업체와도 계약을 앞두고 있다.

그는 "해외 가구전시회나 무역상담회 등을 통해 해외에 이노체어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해외에서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의 호평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40,50대의 전유물이었다. 짙은 색의 천연가죽 제품 위주였던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학생용 의자인 틴틴시리즈,20~30대 직장인을 겨냥한 탑시리즈 등이 나오면서 구매자층이 넓어졌다.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이 회사 제품은 이노체어몰(www.innochair.com)이나 GS샵 H몰 CJ몰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로 팔리고 있다. 배 대표는 "틴틴시리즈와 탑시리즈가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제품"이라며 "앞으로 공부방이나 사무실 공간에 어울리는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능과 디자인 등을 한층 개선한 신제품도 준비 중이다. 그는 "좌판이나 등받이의 깊이,헤드 높이 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개인맞춤형 기능을 보강한 신제품을 내년에 출시할 것"이라며 "디자인과 인체공학적 기능도 크게 보강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