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이탈리아 문제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의 사의 표명과 새 거국내각에 대한 기대 등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정계 복귀를 시사하는 발언과 이탈리아 거국 내각에 대한 정치권의 지지 여부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증시는 지난주 이탈리아 변수에 휘둘렸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1.42%, 0.85%씩 오른 반면 나스닥지수는 0.28% 빠지며 2주째 하락했다.
주말 동안 이탈리아 의회는 연금 개혁과 150억 유로 규모의 국유재산 매각 등의 내용을 담은 경제개혁안을 최종 통과시켜 그동안의 우려를 덜어냈다. 이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공식적으로 사임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임 발표 하루 만에 그의 정계복귀를 시사하는 서한이 공개되면서 정정 불안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13일 보수정당인 ‘더 라이트(The Right)’의 당 대회에 보낸 서한에서 “전례없는 국제적 위기를 겪었던 지난 3년6개월 동안 우리가 해낸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며 “나는 함께 정부로 향하는 길을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또 비상 거국 내각에 대한 정치권의 지지 여부도 잠재적 불안 요인이다. 베를루스코니의 동맹 세력이었던 북부연맹은 마리오 몬티 밀라노 보코니대학 총장이 이끌 것으로 알려진 비상 거국 내각에 대해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의 상황은 일단 이탈리아보다 안정된 모습이다.
그리스에서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가 과도 연립정부를 이끌 총리에 취임했다. 포르투갈 의회도 내년도 긴축 예산안을 대해 잠정적으로 승인했다.
이번 주에는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국내총생산(GDP)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발표될 예정이다. 재정우려 국가들이 새로운 체제를 정비하는 새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미국에서는 10월 소매판매, 생산자 물가지수,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15일), 10월 산업생산(16일), 10월 주택착공,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17일), 10월 경기선행지수(18일) 등이 공개된다.
특히 미국 소비에 대한 회복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형 백화점 체인인 JC페니와 월마트, 홈디포 등 소매업체들의 지난 분기 실적과 향후 전망이 연이어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25일) 사이버먼데이(28일) 등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