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은 14일 YG엔터의 상장 후 예상주가는 6만5000원으로 추정했다. 시장의 관심이 커질 경우 7만3000원까지 상승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한승호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YG엔터의 공모가 3만4000원은 2011년과 2012년 주가수익비율(P/E) 13.8배, 6.8배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상장 후 이 주식은 인기리에 거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에스엠의 최근 주가가 2011년과 2012년 P/E 44.1배, 15.9배에 거래되는 점을 고려할 때 공모가가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한 애널리스트가 실적 가이던스 기준으로 제시한 YG엔터의 상장 후 예상주가 6만5000원을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3253억원이다. 이 주가는 2010~2012년 평균 주당순이익(EPS) 3016원에 P/E 21.6배를 적용한 값이다.
그는 "적용P/E는 에스엠 대비 20% 할인한 수치"라며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라인업과 해외활동 등을 고려하면 할인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K-POP에 대한 시장의 높은 관심 등으로 인해 할인율이 축소되면 7만3000원까지 상승도 가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예상주가 산출 시 2010~2012년 평균EPS를 이용한 것은 소속 아티스트의 인기나 천재지변 등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며 실제로 이 분야의 선진국인 미국은 ‘특정시점의 실적’을 근거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를 평가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주가를 산출하면 과대 혹은 과소평가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미래는 물론 과거의 실적까지 포함해 적정주가나 목표주가를 산출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방식에 따르면 에스엠의 P/E는 27.0배로 계산된다. 이는 2012년 예상 P/E(15.9배)보다 70% 정도 높은 것이다.
1998년에 설립된 YG엔터는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씨가 대표 프로듀서를 담당하고 있는 연예기획사다. 이 회사는 아이돌보다 음악성 위주의 뮤지션들을 육성하면서 ‘에스엠’, ‘JYP’ 등과 함께 국내 3대 메이저 기획사로 성장했다. 현재 ‘빅뱅’, ‘2NE1’, ‘세븐’, ‘타블로’ 등 뮤지션과 ‘구혜선’,‘강혜정’, ‘유인나’ 등 탤런트 및 배우들을 보유하고 있다. 음악 쪽은 2010년에 ‘싸이’, 2011년에‘타블로’를 영입, 라인업을 보강했다. 앨범출하량 기준으로 점유율은 24.2%로 에스엠(31.9%)에 이어 업계 2위다. 주 수익원은 2011년 상반기 기준으로 음반·음원 판매(25.0%), 공연수익(28.0%) 등이다.
2008~2010년에 매출액은 연평균 55.5%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173% 급증했다(K-GAAP 실적 기준). 이는 2006년에 데뷔한 남성 5인조 그룹 ‘빅뱅’의 인기가2009년부터 본 궤도에 오르면서 외형과 이익성장에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2011년 상반기 기준으로 ‘빅뱅’의 매출비중은 52%이며 멤버들의 솔로활동까지 포함하면 60%에 달하는 것으로 신영증권은 추산했다. 한편 2009년에 데뷔한 ‘2NE1’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다만 수익창출능력은 아직 빅뱅의 40% 수준인데 2012년에는 70%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신영증권은 YG엔터의 최대 강점으로 수익성을 위주로 하는 내실 위주의 경영을 꼽았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박한 내수 위주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높은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 그 방증이다. ‘YG패밀리즘’으로 표현되는 하우스와 소속 연예인들의 강력한 유대감 역시 강점으로 꼽혔다. 인력이 최대 자산인 비즈니스의 특성상 연예인들의 이탈 가능성은 상당한 리스크인데 YG엔터는 연예인 존속률이 80%에 달한다. 다만 ‘빅뱅’ 등 특정 뮤지션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고 ‘힙합’ 위주로 편중된 음악적 성향은 리스크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일찍이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에 나선 에스엠에 비해 해외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낮다는 점 또한 약점일 것으로 신영증권은 분석했다.
2011년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비 54.7%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0%, 26.6% 증가했다. 외형성장에 비해 이익 증가폭이 적은데 이는 일본 등 해외진출을 위한 선 투자비용이 집행된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현재 YG엔터는 음악시장 규모가 세계 2위인 일본 외에 중화권, 동남아시아(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및 미주시장에 현지 사무소 신설 및 로컬 파트너와 제휴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YG엔터는 이번에 유입될 공모자금 중 20% 정도를 해외투자 쪽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은 YG엔터의 2012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3.3%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63.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쪽은 2010년에 ‘싸이’, 2011년에 ‘타블로’를 영입해 라인업을 늘렸고 해외는 ‘빅뱅’ 외에 ‘2NE1’의 일본진출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2012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 그룹’과 ‘보이 그룹’도 데뷔할 예정인데 이 역시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한 애널리스트는 내다봤다.
2012년에 음반·음원 수익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공연수익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2011년 하반기부터 해외(일본) 실적이 ‘로열티’ 계정에 계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2012년 음반 및 음원과 공연 매출은 주로 국내 실적만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 결과 로열티 항목은 당연히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아울러 그간 공백이 있었던 빅뱅의 멤버, 대성과 지드래곤도 조만간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2월 3~4일에 있을 ‘YG패밀리 콘서트’가 활동재개의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