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00만원을 재돌파하면서 전기전자(IT) 업종이 다시 코스피지수를 이끌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타 업종 대비 투자 모멘텀이 있어 IT 업종이 상승 흐름을 보이며 지수를 이끌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유럽 위기가 아직 해소되지 않아 지수의 변동성은 염두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4일 오전 11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831포인트(2.03%) 오른 1901.28을 기록 중이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 증시는 유럽 재정 위기 완화에 2%대 급등했다. 이탈리아 의회는 연금 개혁 등을 골자로 한 경제개혁안을 통과시켰고, 그리스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신임 총리가 이끄는 과도 연립정부가 출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상승 출발, 190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1.73% 오르며 1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의 재정 위기 부각으로 코스피지수가 100포인트 가까이 빠진 뒤 오른 것이기 때문에 상승세가 급하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유럽 이슈에 따라 지수는 흔들릴 수 있지만 각국의 대응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코스피지수가 20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유럽 리스크 완화 이외에 추가 호재를 가진 것은 IT업종"이라며 "미국의 연말 소비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며 IT업종이 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15일에 나올 10월 미국 소매지표는 다소 부진할 수 있지만 연말 경기를 기대한다면 투자매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미국소매협회(NRF)에 따르면 올 연말 연휴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8%(4656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지혜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전기전자 업종은 수급 흐름이 좋고 삼성전자가 내년 사상 최대 규모인 38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져 타 업종에 비해 투자 모멘텀이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IT부품주를 매수할 것을 권했다. 기관은 이날 전기전자 업종을 396억원 사모으고 있다. 3거래일 연속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도 4거래일만에 46억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그러나 아직은 미국 경기 회복과 IT주의 호조세를 자신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도주의 지지력이 강하다면 시장이 탄탄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겠지만 현재 주도주인 삼성전자의 거시적 모멘텀이 부진해 삼성전자가 시장을 이끌 힘을 소멸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미국 경기와 연동되는 특성이 있는데 유럽 불안으로 경제주체들의 심리적가 불안하고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어 경기부양책 실행 등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은 필요할 경우 경기부양책을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는 역으로 보면 미국 경기가 자력으로 회복하기 힘들다는 뜻"이라며 "미국 경기와 실적이 연동되는 삼성전자가 주도주로써의 힘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