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은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최초로 진행됐던 루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임상이 성공적으로 종료됐다"며 "임상 및 비임상을 바탕으로 한 1차 검토 결과 동등성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바이오시밀러는 원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기간이 끝나고서 이 제품을 본 떠 만든 비슷한 품질의 의약품을 말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부터 1년여간 루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1상, 3상의 임상을 진행했다. 가장 높은 품질을 요구하는 유럽허가당국(EMA)과 사전 미팅을 지난 2009년 2회 진행한 후 임상을 진행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임상은 총 20개 국가, 115개 임상 사이트에서 87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개발 비용은 2000억원이 투입됐다. 자국내 임상을 요구하는 미국과 중국내 임상은 따로 추진할 계획으로, 향후에는 800억원이 더 투자될 예정이다.

김형기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은 "루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전체 임상, 비임상 과정에 대한 1차 검토 결과 동등성이 입증됐다고 판단된다"며 "규제기관의 심사 단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 35개 항목의 품질 시험 결과 제품의 물리화학적 품질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고, 독립적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데이터안전검토위원회(DSMB)의 검토 결과 안정성과 약물동력학 등의 동등성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다만 유효성에 대해서는 DSMB로부터 공식 결과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 부사장은 "하지만 환자의 중도 탈락률이 당초 설정된 것보다 낮은 것으로 볼 때 시험약의 유효성에 대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도 탈락률은 예상(20%) 보다 낮은 14%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빨리 제품의 허가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올해말이나 내년 초까지 임상 결과 서류를 식약청에 제출하면 내년 상반기 중 허가를 받아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비임상 단위별 심사는 지난 9월 식약청으로부터 이미 통보를 받은데다 기준 및 시험방법심사도 지난 8월부터 진행되고 있어 예상보다 품목 허가가 빠르게 나올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 부사장은 "올해 중 1차적으로 중남미와 아시아, 중동 등 72개 국가에 허가 및 판매를 추진할 것"이라며 "총 140개 국가에 등록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은 2013년부터 순차적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또 현재 진행 중인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 3상은 내달 15일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상 결과 보고서는 내년 1월말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식약청에는 2012년 3월 관련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측은 최근 회사와 둘러싼 회계 의혹에 대해서도 공식 해명했다.

김 부사장은 "바이오시밀러 개발비가 예상보다 많이 든다"며 "2008년 초반에는 금융권 대출 어려웠고 증자도 힘들었기 때문에 공동개발 형태를 취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바이오시밀러 제품당 1000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공동 부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9월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시험생산제품의 구매를 통해 총 2000억원 이상의 개발비용을 분담했다"며 "당시로 돌아간다고 해도 회사는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 고객사와 체결한 내용에 따라 회계상 매출로 인정할 수 있는 부분과 장기 선수금 항목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회사 기회를 유용한 것이 아니라 회사로서는 최적의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