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업체들이 다음달 초 방송을 시작하는 종합편성채널(종편)에 연이어 채널 번호를 부여하는 채널연번제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대관 케이블방송(SO)협회장은 1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채널 연번제는 있을 수 없다"며 "'TV조선' 'jTBC' '채널A' 등 종편 4개사에 대해 지난 주말 채널 연번제를 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시켰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종편 4개 사업자는 개별 케이블TV업체(SO)들과 협상을 통해 채널 번호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번대 이하의 이른바 '황금 채널'을 제공할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종편 측과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분위기상 채널 연번은 안될지 몰라도 상당히 낮은 번호대가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종편 4개사에 대한 특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강 회장은 주요 케이블TV 업체 가운데 하나인 현대HCN 사장을 맡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케이블 TV업체들을 상대로 종편 4개사를 15~20번 채널에 집어넣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상파와 홈쇼핑방송이 자리잡고 있는 14번 이후에 이들 종편을 일괄적으로 자리잡게 해 '유사 지상파'의 이미지를 부여하면서 시청률을 끌어올려주겠다는 의도다.

한편 이날 한국케이블TV방송협의회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재송신료 협상에서 일방적으로 대가를 요구하는 강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23일까지 성실히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지상파 재송신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상파 3사는 케이블TV 업체 측에 재송신 대가를 지불하라고 요구해왔으며 양측은 현재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