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들이 올해 3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코스닥시장 10개사 중 3개사는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적자를 나타냈다. 유럽 재정위기와 환율 상승 여파로 정보기술(IT)업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매출 늘었지만 순이익은 급감

15일 한국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코스닥 12월 결산법인 823개사의 3분기 매출은 21조9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4%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1조2096억원으로 같은 기간 16.01% 줄었고,순이익은 7280억원으로 36.71% 급감했다.

올 1~3분기 누적 성적도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44%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6.50% 순이익은 15.23% 줄어들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흑자를 올린 기업 비중은 69.38%로 전년 동기 71.97%에서 하락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의 외형은 소폭 커졌지만 수익성은 고전했다"며 "원 · 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비용이 늘어난 데다 국제유가가 상승세였던 것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매출이 늘었지만 이익이 줄어든 것은 제품원가가 올랐기 때문"이라며 "경기 악화의 전형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IT업종이 타격을 입었다. IT 기업 349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53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08% 감소했다. 순이익은 29.31% 줄어들었다. 소프트웨어 분야의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59.40% 급감했고 디지털컨텐츠 인터넷 컴퓨터서비스 분야의 이익도 감소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유럽 재정위기로 IT 대형 세트업체들의 생산이 위축되면서 코스닥 IT업체들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종 19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99.18% 급감했고 제조업종 345개사의 영업이익도 3.34% 줄었다. 반면 금융업종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우량社 1000원어치 팔아 76원 벌어

외형과 재무제표에서 뛰어난 우량기업부 소속 기업들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우량기업부 149개사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0%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5.02% 감소했다. 벤처기업부 257개사의 영업이익도 14.70%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했다. 우량기업의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3분기 누적 기준)은 전년 동기 9.45%보다 1.82%포인트 하락한 7.63%를 나타냈다. 1000원어치를 팔아 76원을 번 셈이다. 같은 방식으로 우량기업은 63원,중견기업은 35원을 남겼지만 신성장기업은 388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3분기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기업은 바이오업체 마크로젠이었다. 마크로젠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596.98% 급증한 16억원을 나타냈다.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린 상장사는 셀트리온으로 전년 동기보다 48.24% 많은 475억원을 나타냈다. 셀트리온은 순이익도 코스닥 최대 규모인 419억원을 기록했다.

산성피앤씨와 한국토지신탁,태양기전 등 78개 상장사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그 두 배에 육박하는 153개 기업은 순이익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