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롤러코스터를 탔다. 장 초반만해도 1910대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이던 지수가 장중 돌연 반락, 1% 이상 빠진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급등락으로 체력이 약해진 데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다시 살아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05포인트(1.59%) 떨어진 1856.07로 장을 마감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밤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심리 마지노선인 7%를 재차 넘으면서 증시가 다시금 유럽 관련 이슈에 대비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 재정 위기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헤지하기 위해 외국인들이 선물을 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 지수선물 12월물을 5388계약 순매도했다. 코스피200 지수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5.20포인트(2.11%) 급락한 241.50으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도 증시의 발목을 잡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오는 17일 프랑스가 국채를 발행할 예정인데 고금리 등 악조건에서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최근 프랑스 국가 신용 등급 강등설도 계속 나오고 있어 증시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도 "최근 유럽 재정위기의 봉합 기대감이 너무 앞서나갔던 것 같다"며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하향 루머는 이전부터 제기된 것이지만 최근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강등 가능성이 더욱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 지원 등으로 재정이 악화되고 있어 시기의 문제일 뿐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은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프랑스의 금리나 신용부도스와프(CDS)가 불안하게 움직이는 것도 국가 신용 등급 강등 가능성을 일부 반영하는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실제로 프랑스의 국가 신용 등급이 하향되더라도 상당 부분 예견돼 왔다는 점, 은행 자본 확충 등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 하향 당시보다는 증시 충격이 적을 것"이라고 점쳤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