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ㆍ유이ㆍ이지아 쓰는 '잇' 스마트폰 대체 뭐야?

드라마 뜨니 주인공 들고 나오는 스마트폰까지 관심
제조사, 홍보 효과 높아 출시 전 드라마로 알리기도

"저 알츠하이머 환자입니다" 사랑하는 남자의 어머니 앞에서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을 고백하는 수애의 나지막한 목소리 뒤에 "띠링 띠링'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린다.

당황한 표정을 감추고 전화를 받으라는 남자의 어머니에게 수애는 휴대전화를 확인한 뒤 "미팅 시간 10분 전이라는 알람이예요"라고 말한다.

매회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서 수애는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자신을 붙들기 위해 휴대전화에 끊임없이 일정을 저장한다.

휴대전화를 들고 있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다보니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수애 휴대폰이 뭔가요?" 라는 질문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관련 검색어까지 등장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애 휴대전화는 캐나다 리서치 인 모션(림)에서 내놓은 최신 스마트폰 '블랙베리9900' 제품이다.

림 관계자는 "드라마 속 단아하고 세련된 수애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깔끔한 디자인의 블랙베리 9900을 제공하고 있다" 며 "남자 주인공 김래원과 사촌오빠 이상우 등 주연급 출연진도 모두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들고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라마 시청률이 높다보니 블랙베리9900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진 것 같다" 며 "국내에서는 블랙베리 인지도가 다소 낮았지만 수애가 들고 나온 뒤 입소문을 타 판매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주인공 '○○ 휴대폰' 검색어 오르기도

지난해 1월 방송법 개정과 함께 간접광고(PPL) 허용범위가 넓어지면서 인기 드라마가 최신 스마트폰의 홍보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태지와의 이혼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뒤 최근 MBC '나도 꽃' 드라마로 복귀한 이지아가 들고 나오는 스마트폰도 관심대상이다.

이 제품은 팬택에서 4세대 통신기술을 적용해 처음으로 내놓은 '베가 LTE' 모델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9일부터 '나도 꽃' 드라마에 베가 LTE, 베가 레이서 등 주력 스마트폰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가 LTE는 특히 세계 최초로 '모션인식' 기능을 지원, 스마트폰 화면에 손을 직접 대지않아도 좌우로 흔들어 전화를 받을 수 있다.

간단한 손 동작만으로 책장과 사진첩을 넘길수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어 극 중 순경 역으로 나오는 활달한 이지아의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는 평을 듣고 있다.

KBS 주말연속극 '오작교 형제들'에는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아크'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유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날렵한 곡선 형태의 디자인으로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아크는 걸그룹 '애프터스쿨'에서 발랄한 이미지와 늘씬한 몸매로 사랑받고 있는 유이와 맞아떨어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 여주인공 김선아는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 LTE'를 사용했고, '보스를 지켜라' 드라마에서 최강희는 '갤럭시S2 화이트'를 들고 나왔다. 두 제품 모두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이전 드라마를 통해 먼저 얼굴을 알려 화제가 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중에 미치는 영향도가 높은 인기 드라마일수록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제조사들이 PPL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며 "해당 제품의 광고 모델보다 드라마 주인공 ○○가 들고 나왔다며 주목을 끄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대한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드러내지 않고 PPL을 해야 하지만 가끔은 지나치게 제품을 사용하는 장면을 끼워넣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