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판다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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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철갑상어알(캐비어)은 파운드당 8400~1만5000달러.송로버섯(트러플)은 색깔별로 값이 다른데 독특한 풍미를 지닌 흰 것이 검은 것보다 서너 배 비싸다. 1㎏에 350만원 정도지만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경매에선 900g짜리가 10만5000유로(1억6200만원)에 낙찰됐다.
요리법은 다양하지만 보통 얇게 저며 거위간 요리와 카나페,샐러드 등에 얹거나 뿌려 먹는다. 비싼 데다 냄새까지 특이해 이탈리아에선 흰 송로버섯을 지닌 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는 마당이다. 문제의 버섯을 둘러싼 각종 사고가 발생했었다는 이유다.
2008년 영화'버킷리스트'상영 이후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지금은 한 잔엔 6만원,4g짜리 티백 10개 짜리가 22만원씩 해도 수요가 달린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전체에서 잘해야 연 650㎏ 정도 생산되는데 한국에서만 1t씩 찾는다는 것이다.
고양이 배설물이 명차(名茶)가 된 데 착안했을까. 이번엔 중국에서 판다 배설물로 만든 차(茶)가 나온다는 소식이다. 쓰촨대학 교수인 안옌스가 판다차를 만들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로 기네스북에 등재 신청까지 했다는 보도다.
판다는 하루 평균 12.5㎏의 대나무를 먹는다. 그 중 30%만 소화하고 70%를 배출하는데 이 배설물에 항암성분이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특이한 향에 견과류 맛이 난다는 판다차의 가격은 1㎏에 5만 파운드(약 9000만원).g당 9만원인 셈.
비싼 음식을 찾는 건 그것이 상징하는 세계를 체험하고픈 욕망 탓이라고 한다. 코피루왁을 찾는 심정도 비슷할 게 틀림없다. 그러나 코피루왁이 단지 커피인 것처럼 판다차 또한 대나무차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판다 배설물에 항암 성분이 들었다는 건 안옌스의 주장일 뿐이다. 중국의 판다 마케팅에 혹하지 말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