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7일 유럽 국채 문제가 심화되면 금 가격은 유로 가치 하락(상대적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바꿔 말하면 "금이 승자가 된다는 것은 시장의 근심이 더욱 커진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내에서는 독일 국채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데 지난해 기준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84.0%로 프랑스의 82.4%와 스페인의 60.1%보다도 높다"며 "스페인과 프랑스에까지 위기가 전염된다면 독일 국채의 안전자산 매력은 퇴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스위스 중앙은행은 스위스프랑의 안정화를 위해 무제한 개입을 선언한 상황이라 안전자산 선택의 폭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며 "결국 유럽 위기가 가속화되면 금에 돈이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

그는 "유럽중앙은행(ECB)가 국채 매입에 나서 어느 정도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고 있지만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국채는 각각 1조9000억유로와 1조6000억유로로 구제하기엔 너무나 엄천난 규모"라며 "이탈리아를 막지 못한다면 금이 승리할 것이며, 이는 곧 유로존 탄생 이후 처음 겪는 다른 차원의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유로존은 무조건적인 긴축이 아닌 성장 전략이 동반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