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가 3일째 코스피지수를 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 외에도 달러·유로 환율, 금값 등을 주시하며 증시에 대응할 것을 권하고 있다.

17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66포인트(0.20%) 내린 1852.41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지수는 저가매수세에 소폭 상승 출발했으나 금세 반락,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밤 국제신용사인 피치가 유럽 재정위기가 미국 은행들에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미국 뉴욕 증시가 1% 이상 하락 마감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진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설이 퍼진 데 이어 미국 증시가 하락 마감한 탓에 코스피지수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의 신용 등급이 실제로 강등된다면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프랑스가 이탈리아처럼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등급 강등설보다는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 수준에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국채10년물 금리가 7%를 넘어서면 디폴트에 빠질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국채10년물 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6.98%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스페인 국채10년물 금리는 0.08%포인트 상승한 6.41%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 외에도 달러·유로 환율, 금값 등이 참고지표가 될 수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럽 사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 하는 것이 환율"이라며 "유로당 달러가 1.3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본격적으로 위기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1.30달러는 지난해 12월 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유럽 위기가 부각되면서 지난 8월 1.4달러를 웃돌던 달러·유로 환율은 10월 초 1.33달러까지 급하게 내려왔다. 이후 장이 급등하면서 다시 1.4달러대로 올라갔지만 이달 들어 다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당 달러는 현재 전날보다 0.26% 내린 1.345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서 연구원은 "유럽 문제가 부각된 이후 구체적으로 해결된 상황이 없어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값이 올라가면 유럽 국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 위기가 심화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가 투자 매력을 잃어 유로 가치 하락(상대적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금에 자산이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실제로 그리스 위기가 금값을 밀어올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 7월달에 온스당 1500~16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이던 금값은 8월 이후 상승하기 시작해 9월에 1900달러를 찍었다"고 전했다. 10월 반등장이 나오면서 금값은 1600달러대로 내려갔으나 전날 176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그는 "이달 말 예정된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못한다면 금값은 재차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