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방향을 잡지못하다 장 막판 급등한 17일 전문가들은 당분간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유럽발(發) 이슈에 지수 상·하단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박스권을 염두에 둔 분할매수, 분할매도 전략이 아직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발 이슈로 인해 지수의 흐름이 강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하고 횡보하고 있다"며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새로운 내각이 출범했지만 헤쳐나가야 할 길이 험해 지수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개인을 중심으로 한 국내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지수의 하단도 제한돼 당분간 박스권 내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곽 연구원은 "횡보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코스피 1800선 초반에서는 분할 매수하고 1900선 중반에서는 분할매도하는 대응 전략을 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1824)과 120일 이평선(1942) 사이에 계속 갇혀있다"며 "지수 하단 부근인 1800선 중반 아래에서는 매수에 나서고 1900선 이상에서는 주식 비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또 횡보장에서는 특정 업종보다는 개별 모멘텀(상승 동력)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을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했다.

곽 연구원은 "뚜렷하게 어떤 한 업종이 좋아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종목 장세를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며 "삼성전자 투자확대 수혜주나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자동차, 소비 트랜드 변화를 염두에 둔 패션, 종편개국 수혜주, 연말 배당주 등을 주목하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임 연구원은 "미국 지표들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나중에라도 반영될 수 있다"며 "최근 시장이 불안함에도 상대적으로 미국과 중국 소비확대 수혜주 흐름은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수요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철강·금속 관련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장이 불안해지면 상대적으로 의류나 음식료 등 내수주가 낫다"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