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태국 홍수 때문에…."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담당 사장은 지난 1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4분기 실적전망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전 사장은 세계 D램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를 총괄하는 사장이다.

그는 왜 태국 홍수를 걱정할까. 전 사장은 "태국 홍수 때문에 PC 생산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가격 하락 탓에 고민이 커지는 마당에 D램 최대 수요처인 PC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D램 업체들이 태국 홍수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태국은 PC의 핵심부품인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전 세계 HDD의 40%가 태국산이다. 그런데 이 지역이 홍수 피해를 입으면서 HDD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결과적으로 PC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태국 홍수 여파로 올해 말 PC출하량이 2.2~3.4% 감소하고,내년 1분기 PC출하량도 1.8~13.4% 줄 것으로 전망했다.

D램 수요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PC 생산량이 줄면서 반도체 업체들의 4분기 실적도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