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낮은 보험률 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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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속보]무역보험공사 허술한 관리로 예산낭비 사례 무더기 적발…적발된 손실액만 1370억원
전체 중 대기업 대상 사업만 94%,중기지원비중 너무 낮아
한국무역보험공사가 특정 대기업에 부당하게 낮은 보험료율을 적용하고 이미 망한 회사의 보험을 인수하는 등 기금을 허술하게 사용한 사례가 감사원에 무더기로 적발됐다.감사원이 적발한 손실액만 1370억원이 넘는다.
감사원이 17일 발표한 무역보험공사 감사결과에 따르면 공사는 A·B사 두 대기업을 대상으로 보험업무를 하면서 2008년부터 3년간 대형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2982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지난해 말 기준 보험금 지급액이 보험료 수입보다 각각 76.9%·31.7% 많은 상황이었다.이 경우 보험료율을 높여 적정 수익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공사는 해외보험사와의 경쟁을 이유로 두 회사에 특별 할인된 보험료율을 적용했다.결국 공사는 2005년 이후 이 두 회사에서만 1130억원의 손해를 봤다.
대기업에 편중된 업무도 문제로 지적됐다.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가 인수한 보험액은 187조원 규모다.이 중 중소기업 비중은 약 6%에 불과했다.지난해 중소기업 수출비중이 3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대기업만 지원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반면 공사는 지난해 A·B 두 대기업을 위해서만 전체의 37% 규모인 70조7000억원의 보험을 인수했다
허술한 관리로 재정을 낭비한 사례들도 적발됐다.감사원에 따르면 공사는 2009년 그 전해 이미 완전자본잠식상태였던 D사에 수출신용보증을 들어줬다가 13억원의 손실을 입었다.지난해엔 E사가 가짜 선적서류를 만들어 수출한 것처럼 꾸민 후 수출대금을 못 받았다며 보험금을 청구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돈을 지불했다.관세청에 전화 한통만 했어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무역보험기금은 1조1541억원 수준인데 보험책임잔액은 약 90조원에 이를 정도로 공사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일부 대기업에 대한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등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전체 중 대기업 대상 사업만 94%,중기지원비중 너무 낮아
한국무역보험공사가 특정 대기업에 부당하게 낮은 보험료율을 적용하고 이미 망한 회사의 보험을 인수하는 등 기금을 허술하게 사용한 사례가 감사원에 무더기로 적발됐다.감사원이 적발한 손실액만 1370억원이 넘는다.
감사원이 17일 발표한 무역보험공사 감사결과에 따르면 공사는 A·B사 두 대기업을 대상으로 보험업무를 하면서 2008년부터 3년간 대형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2982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지난해 말 기준 보험금 지급액이 보험료 수입보다 각각 76.9%·31.7% 많은 상황이었다.이 경우 보험료율을 높여 적정 수익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공사는 해외보험사와의 경쟁을 이유로 두 회사에 특별 할인된 보험료율을 적용했다.결국 공사는 2005년 이후 이 두 회사에서만 1130억원의 손해를 봤다.
대기업에 편중된 업무도 문제로 지적됐다.감사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가 인수한 보험액은 187조원 규모다.이 중 중소기업 비중은 약 6%에 불과했다.지난해 중소기업 수출비중이 32%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대기업만 지원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반면 공사는 지난해 A·B 두 대기업을 위해서만 전체의 37% 규모인 70조7000억원의 보험을 인수했다
허술한 관리로 재정을 낭비한 사례들도 적발됐다.감사원에 따르면 공사는 2009년 그 전해 이미 완전자본잠식상태였던 D사에 수출신용보증을 들어줬다가 13억원의 손실을 입었다.지난해엔 E사가 가짜 선적서류를 만들어 수출한 것처럼 꾸민 후 수출대금을 못 받았다며 보험금을 청구했는데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돈을 지불했다.관세청에 전화 한통만 했어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무역보험기금은 1조1541억원 수준인데 보험책임잔액은 약 90조원에 이를 정도로 공사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일부 대기업에 대한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등 재정건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