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물에 비친 보스턴의 늦가을 정취
[이 아침의 풍경] 물에 비친 보스턴의 늦가을 정취
프랑스의 한국학자인 앙드레 파브르는 2001년 발간한 '한국의 역사(Histoire de la Coree)'에서 우리나라는 여름과 겨울이 길고 그 사이에 짤막한 봄과 가을이 끼어든다고 서술했다.

1년 12개월을 사계절이 각각 3개월씩 사이좋게 나눠 갖는다고 본 우리의 생각은 기후 환경의 변화로 희미한 옛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거기에는 음양오행의 조화를 중시하는 우리의 희망사항이 은연중 반영된 것인지도 모른다. 여름이 늦도록 기승을 부리다 가을이 제 모습 뽐낼 틈도 주지 않은 채 겨울에 바통을 넘기려는 올가을 파브르의 주장은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보스턴의 물에 비친 화려한 늦가을 단풍이 짧아진 우리네 가을에 대한 아쉬움을 더욱 깊게 만든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