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계열분리, 불가피한 선택"…김반석 "폴리실리콘 투자 미룬 것"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금호그룹과의 계열분리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1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협회 모임에 참석한 뒤 기자와 만나 "금호산업은 자본 잠식이 진행 중이며 추가 증자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장 폐지될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이 위험할 수 있으니 경영권 보호를 위해(박삼구 회장 측의 금호석유화학 지분매각과 금호산업 증자 추진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아들 박세창 금호타이어 전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10.45%를 갖고 있다. 이를 정리해 금호산업 지분을 확보하면 아시아나항공 경영권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지분 32.6%를 가진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금호석화가 보유한 13.67%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정리에 대해서는 "채권단과 상의해야 한다"며 "지분을 파는 것은 시점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요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무구조개선약정 조기졸업 가능성에 대해서는 "올해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조건 충족이 안 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올해를 넘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석화는 2009년 12월 산업은행과 기업개선작업과 관련한 자율협약을 체결하고 2013년까지 채권단의 관리감독을 받기로 했다. 이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부채비율,자체 상환능력 확보,경영목표 달성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날 같은 모임에 참석한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경기와 가격하락세를 고려해 '보류'를 결정한 폴리실리콘 사업에 대해 "접은 게 아니라 조금 늦춘 것"이라며 "흐름을 보면서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지난 6월 총 4910억원을 투자,전남 여수 공장부지에 연산 5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가 투자 시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산업의 핵심 소재이지만 가격이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고순도 폴리실리콘 현물 가격은 올 3월 ㎏당 80달러에 이르렀지만 이후 크게 떨어져 16일 현재 ㎏당 3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의 화재 사고와 관련해서는 "배터리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윤정현/김동욱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