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신용강등 '데자뷔'…유럽위기 감염주의보
코스피지수가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장중 20포인트 넘게 하락하는 등 불안감은 여전했다.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7%를 넘고 프랑스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를 넘는 등 유럽 재정위기가 중심부 국가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가 가라앉을 때까지는 코스피지수 1900선을 중심으로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만에 반등했지만…

코스피지수는 17일 20.60포인트(1.11%) 오른 1876.67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6.80포인트(0.37%) 오른 1862.87로 개장했으나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세로 전환,한때 1835.73까지 떨어졌다. 오후 들어서는 우정사업본부를 포함한 기타법인이 프로그램 매수에 나서고 자산운용사들의 순매도 규모가 줄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하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새로운 호재가 등장하거나 수급상의 변화가 나타난 것은 없다"며 "거래량 증가가 수반되지 않아 반등의 힘이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프랑스 · 스페인 국채금리 급등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국채 금리 상승과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일종의 데자뷔(dejavu) 현상을 일으키면서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자뷔란 처음 겪는 일인데도 과거에 경험했던 것처럼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7%를 넘은 것은 지난해 4월 그리스가 국채 금리가 연 7%를 돌파한 뒤 17일 만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것과 연결돼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프랑스 국채의 CDS 프리미엄이 지난 10일 2%를 넘은 것은 이탈리아의 CDS 프리미엄이 지난 6월 2%를 넘은 이후 위기감이 고조된 것을 연상시키며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설을 낳고 있다. 이날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유로화 도입 이후 최고치인 연 6.75%까지 오르고 프랑스의 5년 만기 국채 발행 금리가 연 2.82%로 한달 전보다 0.51%포인트 오르는 등 유럽위기는 확산되는 추세다.

정용택 KTB투자증권 이사는 "프랑스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86.8%,재정적자 비율이 5.9%로 다른 AAA 등급 국가보다 높다"며 "프랑스의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한 시장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800대 초반 매수전략 유효"

코스피지수 1800대 초반의 지지력은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유럽 사태의 전개 방향이 불확실하지만 중국 긴축 완화와 미국 경제지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남아 있다"며 "1850 이하에서는 매수세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유럽발 뉴스에 따라 오르내리는 장이 지속될 것"이라며 1800을 하단,1970을 상단으로 한 매매전략을 제시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탈리아는 제조업 기반이 강하고 민간의 부채 비율도 낮다"며 "정치적 리더십만 안정된다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