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만 잘해도 피부미남
습식, 가격 저렴하지만 피부 베기 쉬워…건식, 전기모터 사용·세균번식 가능성
수염에 물 충분히 흡수시킨 후 면도
볼→목→입술 주위→콧수염 순서로…면도 후엔 보습제 충분히 발라야
질레트 '퓨전…' 불규칙 수염도 깔끔하게
필립스 '파워터치' 3중 날로 부드럽게
◆피부 보호하는 면도법은
면도기는 크게 일반면도기(습식)와 전자면도기(건식)로 나뉘는데,각각 나름의 장 · 단점이 있다. 습식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피부를 베기 쉽고 날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한다. 건식은 전기모터를 사용해 사용이 쉽고 얼굴에 상처가 나지 않는 반면 잘 관리하지 않으면 냄새는 물론 세균까지 번식할 수 있다. 세안하지 않고 면도하면 피부가 유독 따끔거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염은 머리카락과 마찬가지로 케라틴이라는 단백질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따뜻한 물로 팽창시켜 주변의 피지와 노폐물을 먼저 제거해줘야 면도가 수월하다. 수염에 2분 동안 물을 충분히 흡수시키면 면도에 들어가는 힘을 70% 가까이 줄일 수 있다.
면도할 때는 수염의 강도가 약한 부위인 볼,얼굴 옆면,목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턱,입술 주위,콧수염처럼 억센 부위는 나중에 한다. 수염이 난 방향을 거슬러 반대 방향으로 면도하면 피부 각질층이 손상될 수 있다. 면도가 끝나면 얼굴을 찬물로 헹구고 가볍게 두드려 말린 뒤 애프터셰이빙 제품이나 보습제를 발라준다.
◆최신 면도기 출시 '날선 경쟁'
국내 면도기 시장은 연간 800억원대로 추산된다. 습식에선 '질레트',건식에선 '필립스'가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쉬크''브라운''파나소닉' 등 글로벌 브랜드와 토종 업체 '도루코' 등이 최신 기술을 집약한 고급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경쟁 중이다.
질레트가 지난달 출시한 '퓨전 프로글라이드'는 면도날을 더욱 얇고 섬세하게 만들어 면도 느낌을 부드럽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질레트 퓨전 이후 6년 만의 신제품이다. 셰이빙 젤을 얼굴에 고르게 분산시키는 컴포트 가드,불규칙하게 난 수염을 면도날 방향으로 모아주는 마이크로 콤,얼굴 곡선을 지나는 면도날의 모양을 잡아주는 서스펜션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을 담은 '야심작'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일반 면도기(매뉴얼)는 1만2900원,진동 면도기(파워)는 1만6400원이다.
필립스가 지난 9월 내놓은 '파워 터치'는 바쁜 아침에 간편하게 사용하려는 남성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3중 면도날과 함께 피부 속 수염까지 면도하는 특허 기술을 적용했으며,가격은 13만9000~31만9000원이다. 함께 출시된 '아쿠아 터치'는 샤워하면서도 쓸 수 있게끔 완전 방수 처리한 건식 · 습식 겸용 면도기다. 피부에 닿는 부위가 곡선으로 처리돼 있어 피부 마찰을 최소화했으며,가격은 15만9000~21만9000원이다.
◆워런 버핏도 면도기에 꽂혔다고?
기업 입장에서 보면 면도기는 '숨어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전기면도기는 웬만한 정보기술(IT) 기기나 가전제품 못지않게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날 면도기도 소모품인 날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특성상 꾸준한 후속 매출을 보장한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매일 밤 남성들의 수염이 자랄 것을 생각하면 힘이 난다"며 질레트 주식에 투자했던 것도 이런 점을 간파한 데 따른 것이다. 질레트 주식은 버핏에게 가장 많은 돈을 벌어다준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