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된 뒤 가장 치열한 의원총회였습니다. "

한나라당에 10년 넘게 근무한 한 당직자는 17일 열린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끝장의총에 참석한 뒤 이렇게 말했다.

이 당직자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치열하게 토론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라고 했다. 이날 한나라당 의총은 7시간 넘게 진행됐다. 전날 5시간30분의 민주당 의총보다도 길었다.

의총은 밤 10시20분께 끝났다. 의원들은 의총장 앞에 마련된 김밥과 삶은 계란 등으로 배를 채웠다. 시간이 늦었으니 21일 의총을 다시 열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다수 의원은 "오늘 끝장을 봐야 한다"고 결의를 보였다고 한다. 의총에 참석한 의원은 소속 의원 169명 가운데 148명이었고,이 중 104명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지난 9일 당 쇄신 방향을 주제로 열린 의총 역시 오후 8시를 넘겼다. 쇄신파로 불리는 김성식 정두언 정태근 의원이 스스로 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 토론 열기가 뜨거워진 결과다. 저녁 약속이 있던 일부 의원은 황급히 약속을 미뤘다.

한 의원은 "의총이 늦은 시간까지 계속돼 깜짝 놀랐다"고 했다. 최근 의총이 7시를 넘긴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럴 만도 하다.

한 보좌관은 "최근 한나라당을 바라보는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고 본다"며 "웰빙당으로 통했던 한나라당이 변하긴 변한 것 같다"고 평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