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끌고 모멘텀이 밀고 … 에스엠·엔씨소프트·게임빌 '주목'
지난 15일 마감된 YG엔터테인먼트(YG엔터) 공모주 청약경쟁률이 560 대 1에 달했다. 증거금으로 몰린 돈은 3조637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YG엔터보다 청약증거금이 많이 몰렸던 종목은 없었다. 공모시장에서 YG엔터가 친 ‘대박’은 엔터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최근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다.

게임 및 엔터주 강세에는 이들 산업이 보여줄 미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든든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아직까지 양호한 경기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적·모멘텀 高高…

지금까지 게임과 엔터업종은 실적과 상관없이 모멘텀에 의해 주가가 좌우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돼 왔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도 신작게임이 발표되는 시점에 맞춰 주가가 급등하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들 업종이 견실한 실적으로 무장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주가상승세에 탄력이 붙고 있다. 게임업종에서 실적 개선세가 특히 두드러진 종목은 게임빌 컴투스와 같은 모바일 게임사들이다.

스마트폰용 게임을 주로 제작하는 이들은 휴대폰의 무게중심이 피처폰(일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게임빌의 경우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0억원과 44억원으로, 전기 대비 1.97%와 10.70% 늘어났다.

엔터업종 가운데는 ‘대장주’인 에스엠의 실적개선이 두드러진다. 에스엠은 3분기에 299억원과 6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전기보다 41.03%, 영업이익은 200.00% 증가했다.

에스엠은 올해보다 내년 실적이 더 주목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에스엠의 내년 매출이 올해보다 81.06% 늘어난 1664억원, 영업이익은 228.09% 급증한 689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5~7월 일본 전역에서 진행한 소녀시대 투어 등 각종 공연 관련 매출이 내년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반영될 예정이어서다.

모멘텀도 충분하다. 게임주는 기대 중인 신작출시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엔씨소프트의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이 내년 2분기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지난 9월 실시된 비공개서비스(CBT)에서 게이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드래곤플라이의 대표 게임인 ‘스페셜포스2’는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 연내 중국에서 스페셜포스2의 공개서비스(OBT)가 예정돼 있어 중국 모멘텀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투자는 신중히

실적에 호재까지 겹쳐 최근 급등한 게임·엔터주이지만, 앞으로 투자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해서 추가 상승여력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경TV 와우넷 전문가들 역시 추가 상승여부와 관련, 긍정론과 신중론이 팽팽히 갈렸다. 조영욱 대표는 엔터주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조 대표는 “올 2분기부터 소속 가수들이 왕성한 해외활동을 벌였던 종목들 위주로 올 4분기부터 실적이 급격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올 연말, 혹은 내년 초까지 상승흐름이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태양 이강해’는 “지금으로선 엔터와 게임주 가운데 투자할 만한 종목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단기간에 가격이 너무 올라서다. 그는 “콘텐츠 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가격조정을 거친 뒤에는 모바일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기웅 팀장은 “주가가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단기 급등한 만큼 실적이 받쳐주는지 확인한 뒤 유망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와우넷 전문가들이 꼽은 ‘톱픽(최선호주)’은 에스엠(조영욱 대표) 엔씨소프트(태양 이강해·김재수 소장) JCE(문기웅 팀장) 게임빌(안정모 대표·강준혁 대표) 등이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