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점쟁이가 워런 버핏을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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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기업인이 점쟁이에게 주식 선물투자를 맡겼다가 손실을 본 사건이 드러났다. 주역을 공부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점쟁이는 처음에는 족집게처럼 주가 등락을 맞혔다고 한다. 결국에는 주가예측을 잘못하는 바람에 손실을 기록했다.
경기도 일산에 있는 다른 점쟁이도 최근 고객이 맡긴 돈을 굴려오다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봤다. 돈을 점쟁이에게 맡긴 손님은 처음에는 점을 보러가서 투자자문을 구했다. 신기하게도 점쟁이가 추천한 종목이 오르자 나중에는 투자금액을 늘려 아예 점쟁이에게 투자를 일임했다. 주가가 오를 때는 괜찮았다.
올 여름 미국·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문제가 생겼다. 손절매를 하지 못해 손실금액이 커졌다. 지금 이 점쟁이는 투자자에게 “기다려라”고만 말하고 있다. 주가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데 마냥 기다릴 수만 없다고 판단한 투자자는 급기야 점쟁이와 법적 분쟁을 벌이기 직전이라고 한다.
이 점쟁이는 처음에 어떻게 주가를 맞혔을까. 신기(神氣)가 주가를 맞혔다면 세계 주식시장의 펀드매니저들은 점쟁이 공부를 하거나 점쟁이로 채워져야 맞다. 사실은 경제신문 기사를 보거나 책을 읽어서 지식을 쌓은 뒤 흐름을 타서 투자한 게 맞아떨어지자 ‘용하다’는 소문이 났다고 한다.
주식 가치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코웃음을 칠 일이다. 버핏이라면 지난번 월드컵 승패를 알아맞힌 독일의 문어에게 차라리 ‘주식 찍기’를 맡기는 게 낫다고 했을 것이다. 주가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완전예측이 불가능하더라도 근접하게 예측하기 위해 온갖 경기변동 변수와 선택원칙, 파동이론, 심리설까지 동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와 있는 특급호텔의 외국인 총지배인들도 풍수지리는 믿는다고 한다. 식당의 좌석 배치와 인테리어 색깔 등을 풍수지리 전문가로부터 코치를 받는다. 기업이 사옥을 정할 때도 풍수전문가를 동원한다. 이런 수준을 넘어 주가예측까지 점쟁이에게 맡기는 건 분명히 미신이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
경기도 일산에 있는 다른 점쟁이도 최근 고객이 맡긴 돈을 굴려오다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봤다. 돈을 점쟁이에게 맡긴 손님은 처음에는 점을 보러가서 투자자문을 구했다. 신기하게도 점쟁이가 추천한 종목이 오르자 나중에는 투자금액을 늘려 아예 점쟁이에게 투자를 일임했다. 주가가 오를 때는 괜찮았다.
올 여름 미국·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문제가 생겼다. 손절매를 하지 못해 손실금액이 커졌다. 지금 이 점쟁이는 투자자에게 “기다려라”고만 말하고 있다. 주가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데 마냥 기다릴 수만 없다고 판단한 투자자는 급기야 점쟁이와 법적 분쟁을 벌이기 직전이라고 한다.
이 점쟁이는 처음에 어떻게 주가를 맞혔을까. 신기(神氣)가 주가를 맞혔다면 세계 주식시장의 펀드매니저들은 점쟁이 공부를 하거나 점쟁이로 채워져야 맞다. 사실은 경제신문 기사를 보거나 책을 읽어서 지식을 쌓은 뒤 흐름을 타서 투자한 게 맞아떨어지자 ‘용하다’는 소문이 났다고 한다.
주식 가치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코웃음을 칠 일이다. 버핏이라면 지난번 월드컵 승패를 알아맞힌 독일의 문어에게 차라리 ‘주식 찍기’를 맡기는 게 낫다고 했을 것이다. 주가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완전예측이 불가능하더라도 근접하게 예측하기 위해 온갖 경기변동 변수와 선택원칙, 파동이론, 심리설까지 동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와 있는 특급호텔의 외국인 총지배인들도 풍수지리는 믿는다고 한다. 식당의 좌석 배치와 인테리어 색깔 등을 풍수지리 전문가로부터 코치를 받는다. 기업이 사옥을 정할 때도 풍수전문가를 동원한다. 이런 수준을 넘어 주가예측까지 점쟁이에게 맡기는 건 분명히 미신이다.
정구학 편집국 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