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외상 매수' 다시 꿈틀
지난 8월 이후 급감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외상거래'가 늘고 있다. 증시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종목을 중심으로 빚을 내 투자하는 수익률 게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하루 평균 1847억원이던 미수거래 규모가 이달 들어서는 2082억원으로 12.7% 증가했다. 미수거래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계좌에 예치해둔 현금과 주식을 담보로 예탁자산의 최대 2.5배까지 주식을 외상으로 사는 거래를 말한다.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거래 잔액도 지난달 13일 4조290억원을 바닥으로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로 체결된 주식 거래 규모는 4조5560억원(5억1675만주)으로 이달 들어 1500억원가량 늘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 잔액은 지난달 말 대비 7.94% 증가해 유가증권시장 증가율(1.53%)을 크게 웃돌았다.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대형주들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자 개인들이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소형주 매매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개인들이 빚을 내 주로 사들인 종목은 이지바이오 셀트리온 JW중외신약 등 바이오주와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등 이른바 정치 테마주들이다. 이들 종목은 전체 거래량 대비 신용거래 주식 비율을 표시하는 공여율이 25~30%에 달한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정치적 행보로 주가가 급등한 안철수연구소도 지난달 말 9만여주에 불과하던 신용거래 잔량이 이달 들어 21만3000여주로 급증했다. 이달 전체 거래량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올 8월 신용융자거래 서비스를 중단한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주가 변동성이 큰 상황이어서 테마주 위주의 외상 거래는 자칫 손실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