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을 앞둔 노 조각가 석주 윤영자 씨(87 · 석주문화재단 이사장)는 "창작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며 "제 인생은 영원한 사랑,특히 모성애를 새기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작품전을 갖고 있는 윤씨는 홍익대 미대 1회 입학생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조각가. 60여년간 인간에 대한 사랑,특히 모성애를 주제로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했다.
1989년 목원대 정년퇴임 후 퇴직금과 사재를 털어 석주문화재단을 설립한 그는 석주미술상을 제정해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석주미술상은 국내 중견 여성작가 중 괄목할 만한 활동을 보인 작가를 선정,상금 1000만원과 초대전 혜택을 준다.
여성 조각가로서의 삶을 되돌아본 회고록 《나의 삶과 예술》 출간에 맞춰 열린 이번 전시에는 브론즈 돌 스테인리스스틸 나무 작업과 신작 8점 등 40여점을 출품했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그는 "이제 큰 조각은 못하고 작은 것을 위주로 한다"며 "60년간 흙과 돌을 만지다 보니 손가락 지문도 닳아 없어졌다"고 말했다. 오는 30일까지.(02)734-04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