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사상 최악의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 사건으로 세상을 경악하게 한 일본 신흥종교 단체 ‘옴(Aum)진리교’에 대한 재판이 13명의 사형 확정 판결로 일단 마무리됐다.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재판장 가네쓰키 세이시)는 21일 사린가스를 만드는데 관여한 교단 간부 엔도 세이치(遠藤誠一·51)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사형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마쓰모토 사린 사건에서 현장에 동행해 비참한 결과를 통감하고도 지하철 사린 사건에서도 사린을 만드는데 관여하는 등 범행에 빠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상고심에서 “엔도 피고인이 범행 당시 교주의 마인드 컨트롤(심리통제) 때문에 심신 상실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옴진리교 재판은 시작한 지 16년 만에 교주 아사하라 쇼코(麻原彰晃·56·본명 마쓰모토 지즈오) 등 13명의 사형 확정으로 일단 종결됐다. 하지만 일본 형사소송법상 판결 확정 직후에도 판결 정정을 신청할 수 있어 한동안 엔도 등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전망이다.

또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 실행 범으로 공소시효 적용이 중단된 다카하시 가쓰야(高橋克也·53) 등 3명이 도주 중이어서 사건 자체는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사건은 옴진리교 신자들이 1995년 3월 도쿄 지하철 3개 노선, 5개 차량의 출근길 승객에게 맹독성 사린가스를 뿌려 13명을 죽이고 6200명을 다치게 한 사건이다.
 
‘일본의 왕이 되어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아사하라의 공상을 실현하기 위해 일련의 테러 사건을 일으켰다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시선을 돌리려고 벌인 짓이었다. 옴진리교가 살해했거나 범행 후에 숨진 이들은 모두 29명에 이르렀다.
 
수의사 출신인 엔도는 교토대 대학원에 다니던 1987년부터 옴진리교에 빠져들었고, 교단에서는 사린가스 등 화학병기를 개발하는 역할을 했다. 1994년의 마쓰모토 사린 사건과 1995년의 지하철 사린 사건 등 4건에서 19명을 살해했다. 1995년 11월 첫 재판에서는 기소 사실을 인정했다가 이후 범행을 부인했고, 2002년 1심과 2007년 2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았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