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문고가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되고 나서 눈에 띄게 손님이 줄었습니다. "(대치동 D공인 대표)

강남 8학군인 휘문고가 자율고로 바뀌자 휘문고 일대 부동산시장에 학군 수요가 뚝 끊겼다. 서울에 거주하면 주소지에 상관없이 석차 백분율 50% 이내에서 추첨으로 신입생을 뽑아서다. 올해 처음으로 자율고 1기를 선발한 휘문고는 현재 2012년 신입생을 모집 중이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휘문고 일대 다세대 주택 및 아파트 등이 '자율고 역풍'을 맞고 있다.

대치2동 D부동산 관계자는 "예전에는 명문인 휘문고로 진학하기 위해 주소지를 옮기거나 전셋집을 구하러 다니는 손님들이 넘쳤는데 지금은 문의가 끊겼다"며 "대치2동 빌라 33㎡기준으로 3.3㎡당 4000만~4500만원 하던 매매가가 3000만~3500만원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휘문고 일대 다세대 주택 전셋값은 평균 1000만~2000만원,아파트는 3000만원가량 떨어졌다. 대치우성2차 전용 60㎡ 전셋값은 지난해 11월 3억~3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2억8000만~3억원 수준이다. 대치동 명인공인 관계자는 "대치동의 한 아파트는 월세로 내놨는데도 찾는 사람이 없어 3개월째 비어 있다"며 "학군 수요 영향권이 워낙 컸던 지역이라 자율고 전환 역풍이 심하다"고 말했다. B공인 대표는 "겨울방학을 앞두고 임대문의가 쏟아져야 하는데 전혀 움직임이 없으니 답답하다"고 설명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경기가 좋았을 때는 대출을 해서라도 좋은 학군으로 이사했는데 경기가 안 좋으니 학부모들이 기존 집에 눌러앉고 있다"며 "강남학군 불패신화도 급속하게 퇴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