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한국인들은 4만달러에 가까운 소득을 벌어 여유로운 삶을 즐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청년층은 더 치열한 취업 경쟁을 벌여야 하고 주택 보유자는 집값 하락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소득 4만달러 육박

30년 후…씁쓸한 '소득 4만弗', 청년 백수 늘고 집값은 하락
21일 기획재정부가 성균관대 하이브리드컬쳐 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2040년 한국의 삶의 질'보고서는 경제학 인구학 사회학 과학기술 분야 등 20여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한 세대(30년) 뒤 사회상을 예측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9.38세로 2008년(80.1)세보다 9살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출산율도 저출산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2009년 1.15명에서 2040년 1.42명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1인당 국민소득은 1만7175달러에서 3만8408달러로 증가해 '4만달러 시대'진입을 눈 앞에 둘 것으로 분석됐다.

삶의 질도 좋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2009년에는 하루 4.8시간에 불과한 여가시간이 30년 뒤 5.87시간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가상현실에 기반한 체험형 학습시스템이 보급돼 가구 지출액 중 사교육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 5%에서 2040년 3.95%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과학기술 발전은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거부반응이 없는 대체 인공장기가 개발되고 줄기세포를 활용해 손상된 장기가 재생되면서 상당수 질병이 정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청소 설거지 음식조리는 물론 아이를 가르치는 일도 로봇이 담당할 것으로 추정됐다.

◆취업난 · 범죄 심각해진다

30년 후…씁쓸한 '소득 4만弗', 청년 백수 늘고 집값은 하락
우울한 전망도 많았다. 청년실업률은 2010년 7.0%에서 2040년 8.62%로 높아져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2004년 62.9%에 달하던 자가 주택 소유율은 30년 뒤 56.12%까지 떨어져 부동산 가격이 하락곡선을 그릴 것으로 관측됐다.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면서 1인당 환경보호에 들어가는 돈은 2006년 40만3000원에서 2040년 97만800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범죄율은 2009년 4%에서 4.52%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도 달라진다. "노부모를 부양하겠다"는 인구는 2008년 40%에서 2040년 19.20%로 반토막이 날 것으로 예상됐다. '결혼이 필요하다'는 인구는 2009년 56.6%에서 2040년 40.7%로 줄어들 것으로 추측됐다. 성창훈 재정부 미래전략과장은 "미래 예상되는 다양한 위험요인을 줄여 나가기 위한 미래 전략 마련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민정책이 미래 결정

보고서는 이민정책의 방향이 미래의 지속성장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진단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선 노동력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해외고급인력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고급전문인력이 국내로 유입되고 기업의 혁신 노력도 강화되면 2040년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10년에 비해 4.8배 향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15년 해외 고급전문인력에 한해 이중국적을 허용하는 법안을 제정하고 이듬해 외국인 정책을 총괄하는 해외인재개발청이 신설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것이다.

30년 후…씁쓸한 '소득 4만弗', 청년 백수 늘고 집값은 하락
반면 2015년부터 고용허가제와 정주권제를 기반으로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도입,저임금노동자를 대거 받아들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40년 700만명까지 늘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 결과로 2030년부터 국내 저소득층과 일자리 경쟁이 벌어지면서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정부 재정이 감당해야 하는 사회복지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종관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는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창의산업을 이끌 해외 고급인력이 우리나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