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는 경고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스페인으로 확산되면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선진국 개도국이 모두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어제 "세계 경제가 매우 심각한 상태며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왕치산 중국 부총리의 말을 인용하면서 중국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경기 침체는 바로 중국의 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중국 성장률의 급락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실제로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은 9.1%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지만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욱이 성장률이 4분기에는 8%대, 내년 1분기에는 7%대로 낮아지고 내년에는 1993년 이후 처음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부동산 시장 파열음도 예사롭지 않다. 최근 베이징 일부 아파트 가격은 최고가 대비 50%나 빠졌고 상하이에서도 아파트 가격 급락에 따른 투자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중국 신문에는 요즘 '거품붕괴' '폭락' 등과 같은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물론 중국 경제가 경착륙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현재까지는 우세하다. 중국 당국이 은행 등 금융권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경기침체가 금융시장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내외 경기가 지속적으로 악화일로를 걸을 경우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는 알 수 없다. 특히 6%를 넘나드는 높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엄청난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극심한 빈부 격차에 따른 사회불안도 중국 경제에는 시한폭탄과 같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 우리에게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무역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이 20.2%로 미국(9.4%)의 두 배가 넘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파괴력은 상상하고도 남는다. 어느 때보다 중국 경제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