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일부터 11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막을 올리는 것.
커피 한잔을 사이에 두고 연인, 친구, 혹은 홀로앉아... 누군가와의 대화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모여든 Cafe '녹색태양'.
'녹색태양'은 커피향 속에서 만나는 연극이다.
무대는 커피향이 가득해 관객들의 후각을 자극한다.
또한 이색적인 점은 국내 소극장 역사상 최초로 6세에서 60대까지 30명의 배우들이 등장해 풍성한 연기를 펼쳐보인다. 이 작품의 인물들은 이름이 없다. A부터 Z까지 알파벳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테이블마다 마주한 관계들만 있을 뿐이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한 잔의 커피를 마주하고 펼쳐진다. 삶의 단면이 뚝 잘려 들어와 삶의 화두를 던지면서, 답과 질문이 리드미컬하게 옆 테이블로 연결되고 교차되면서, 하나의 커다란 입체적인 기운을 형성하며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만들어낸다.
이 작품의 극성은 인물과 인물의 관계에서, 테이블과 테이블로, Café안의 사건으로 확장되는, 삶에 대한 다양한 인간이 만들어 내는 합창의 효과를 필요로 한다.
정오가 되기 전, 아카시아 향이 짙은 5월의 노천 Café에 손님들이 하나둘씩 들어온다.
30년 만에 만난 동창, 고등학생, 가정주부와 아이, 갓 서울로 귀환한 파병군인, 7년째 연애중인 연인, 사랑이 끝난 커플, 맞선남녀 등 각 테이블마다 살아가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은 서로 관계의 끈을 잡고 있다. 8개의 테이블에 각기 다른 커피를 마시며 삶, 죽음, 사랑, 상처, 불안, 외로움 등의 삶의 단면들을 쏟아낸다.
우리는 카페 ‘녹색태양’을 엿듣고 훔쳐보며 다양한 삶의 장면과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내가 오늘 마신 커피 한잔으로 누군가와 마주하길, 소통하길, 그래서 외롭지 않길, 한 잔의 소비로 끝나지 않길 바라는 이들의 마음을 담은 작품.
이 작품은 관객들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되물으며 언어와 이미지의 충돌이 만드는 풍성함을 제공할 것이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