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가 기대야 할 것은 무엇일까. '슈로더 글로벌 콘퍼런스 2011'에서는 인구 변화를 앞으로 수십년간 주목해야 할 '메가 트렌드'로 꼽았다. 인도와 브라질 등 이머징 국가의 중산층 증가와 선진국의 인구 감소와 관련해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산업과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찰스 소머스 슈로더자산운용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지난 18일 "나이 및 인구 증가와 맞물린 글로벌 소비 패턴의 변화가 기업의 성과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선진시장과 이머징마켓을 막론하고 인구가 늘어나는 국가에서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은 20대에는 옷과 음식,중년에는 집과 자동차,노년에는 건강과 여가로 관심을 옮겨간다"며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머징마켓의 신흥 중산층도 이 같은 단계를 밟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유망 기업에 미리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습관을 비롯한 문화적 동질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기회는 더 늘어나는 추세다.

인구 패턴의 변화는 글로벌 채권 가격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칼 대시어 글로벌 채권투자팀장은 "지난 30년간 주식과 부동산보다 채권 수익률이 좋았는데 이는 베이비부머들이 투자자산으로 채권을 선호한 데 따른 것"이라며 "이 같은 흐름은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임박하면서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인구 변화에 투자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기업이 얼마나 현지화에 성공하고 있는지다. 소머스 매니저는 "중국 진출이 더 빨랐던 맥도날드의 지점 수는 1500여개에 머물고 있는 반면 얌브랜드의 KFC는 3500개까지 늘었다"며 "지역별로 다른 중국인의 취향을 고려해 북쪽은 단맛,남쪽지방은 매운맛을 살린 메뉴를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자동차도 비슷한 이유로 '슈로더인구변화펀드'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돼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변화에 투자하려면 개별 국가의 제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브라질의 건강보험사인 오뉼의 매출이 2000년대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남미에 공공 의료보험이 일반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머스 매니저는 "노동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근로자를 위한 기업의 건강보험 수요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