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부상 딛고…정경화, 9년 만에 컴백
"지난 5년간 어머니,큰언니 등 가까운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손가락 부상 이후 다시 무대에 설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지난 여름 대관령국제음악제 이후 큰 용기를 얻었죠.고국에서 하는 연주라 더 흥분됩니다. 하늘에서 지켜볼 그분들도 무대에 다시 선 저를 보며 기뻐하실 거예요.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씨(63 · 사진)가 다음달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쉬 이즈 백(She is back)' 독주회를 연다. 국내 단독 리사이틀은 9년 만이다. 손가락 부상을 딛고 줄리아드음대 교수 생활에 전념해온 그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젊었을 때는 원하는 바이올린 색채를 위해 몸부림쳐도 그 깊은 소리를 내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몸과 정신과 바이올린이 하나된 것 같아서 편한 소리가 난다"며 "문제는 기력"이라고 말했다.

이번 리사이틀은 지난 5년간 그의 곁을 떠난 사람들을 추모하는 곡으로 구성했다. 그는 언니 명소(2007년 작고)와 데뷔 음반 이후 녹음 스튜디오를 지켰던 프로듀서 크리스토퍼 레이번(2007년),어머니 이원숙 여사(2011년 )를 차례로 잃었다.

그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21번,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려줄 예정이다. 브람스의 소나타는 고 이원숙 여사가 생전에 좋아하던 곡이다.

독주회에 앞서 언니 명화,동생 명훈과 함께 어머니 추모음악회 '우리들의 어머니를 위하여'를 12월13일 오전 11시 이화여대 대강당,같은 날 저녁 8시 횃불선교회에서 열 예정이다.

이날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K304,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3악장,브람스의 피아노 3중주 제1번 등을 연주할 예정이다. 이들 정트리오의 연주회에는 고 이원숙 여사의 지인 등이 초대되며 일반인은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02)518-7343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