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이 22일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하자 뒤늦게 소식을 접한 민주당 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을 찾았다.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강창일 의원 출판기념회에 참석 중이던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오후 3시10분께 보좌진으로부터 메모를 통해 보고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손 대표는 본회의장으로 들어서면서 기자들에게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이렇게 강행처리하면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한나라당 의원 148명이 본회의장에 입장, 의결정족수를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민주당 의원 20여명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미래희망연대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장 내에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위해 같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조차 사전에 공지하지 않은 채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통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부 의원은 사전 언질을 받지 못해 지방을 찾기도 했다.

앞서 한나라당 지도부는 전날 밤 사실상 '디데이'(D-day)로 22일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사령탑인 황우여 원내대표는 민주당과의 최종 담판을 벌이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날 오전 원내대표 회동이 이뤄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자 '강행 처리'를 확정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오후 4시로 예정된 본회의 시작 전까지 본회의장 상황은 철저히 비공개로 붙여졌다. 본청 4층에 위치한 일반인 관람석과 기자석은 출입은 일제히 통제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 강기정 의원 등은 본회의장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녹화,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현재 국회의장석에는 한나라당 소속인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자리한 상태며, 주변을 경위들이 에워싼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의화 부의장에게 다가가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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