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賞' 받는 마다가스카르의 '부시맨 의사' 이재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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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첫 수상자 선정
진료대도,최신 의료도구도 없다. 숲이든 들판이든 환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에겐 수술실이 됐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환자를 찾아 오지를 넘나드는 한국인 의사 이재훈 씨(44)를 현지 주민들은 '부시맨 의사'라고 부른다.
외교통상부는 22일 '부시맨 의사' 이씨를 '이태석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태석상'은 남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숨진 고 이태석 신부를 기리기 위해 아프리카지역에서 활동하는 봉사자를 대상으로 올해 신설한 상이다. 정부가 아프리카지역 봉사자에 대한 상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프리카에서의 의료봉사는 이씨가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꿈이었다. 고려대 의대 입학 이후 의료봉사에 가장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일반외과를 선택했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위장 · 간 · 대장 · 갑상선 · 소아외과 등 다양한 분야의 전임의 과정을 거친 것도 아프리카에서는 '1인 다역'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2006년부터 수도 타나 근처의 이또시 병원에 근무하며 진료가 없는 시간에는 무의촌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대부분 도로조차 없어 경비행기와 헬기까지 동원해야 하는 험난한 길이었다.
처음부터 주민들의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다. 질병은 신의 저주로 걸리는 것이라 믿고 무당에게 매달려온 주민들은 이씨를 외국에서 온 무당으로 여겼다. 그들은 수술 이후 환자가 치료되는 모습에 되레 두려움을 느꼈다. 외국에서 온 무당이 의지하는 신이 병을 고쳐주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여러분을 낫게 하신 신은 분명 좋은 분"이라며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마음으로 다가갔다. 이제는 그의 진료를 받기 위해 수십㎞ 떨어진 마을에서도 걸어서 찾아올 정도가 됐다. 진료를 위해 1년 평균 1만2000㎞를 이동하며 최소 2000여명을 진료한 열정이 통한 것이다.
이 같은 활동은 '이태석상'의 첫 수상자를 찾고 있던 외교부에 알려졌고,심사위원회는 "이태석 신부의 봉사정신을 가장 잘 실천한 인물"이라며 50여명의 후보 가운데 이씨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특히 이태석 신부의 친형이자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이태영 신부가 그를 강력하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23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씨에 대한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이태석 신부의 가족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씨는 "마다가스카르의 마을 2만여개는 아직도 의사가 없는 무의촌"이라며 "우리 팀이 한 번 갈 때 그 지역 주변 10개 마을에서 와 진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모든 마을을 가려면 200년이 필요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나와 같은 이동 진료를 하는 의사가 100명 있다면 2년이면 무의촌 지역이 모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마다가스카르 현지인 의사 100명을 길러내고 이들을 훈련시킬 프로그램과 교수,병원,이 일을 함께할 동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외교통상부는 22일 '부시맨 의사' 이씨를 '이태석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태석상'은 남수단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숨진 고 이태석 신부를 기리기 위해 아프리카지역에서 활동하는 봉사자를 대상으로 올해 신설한 상이다. 정부가 아프리카지역 봉사자에 대한 상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프리카에서의 의료봉사는 이씨가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꿈이었다. 고려대 의대 입학 이후 의료봉사에 가장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일반외과를 선택했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위장 · 간 · 대장 · 갑상선 · 소아외과 등 다양한 분야의 전임의 과정을 거친 것도 아프리카에서는 '1인 다역'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2006년부터 수도 타나 근처의 이또시 병원에 근무하며 진료가 없는 시간에는 무의촌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대부분 도로조차 없어 경비행기와 헬기까지 동원해야 하는 험난한 길이었다.
처음부터 주민들의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다. 질병은 신의 저주로 걸리는 것이라 믿고 무당에게 매달려온 주민들은 이씨를 외국에서 온 무당으로 여겼다. 그들은 수술 이후 환자가 치료되는 모습에 되레 두려움을 느꼈다. 외국에서 온 무당이 의지하는 신이 병을 고쳐주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여러분을 낫게 하신 신은 분명 좋은 분"이라며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마음으로 다가갔다. 이제는 그의 진료를 받기 위해 수십㎞ 떨어진 마을에서도 걸어서 찾아올 정도가 됐다. 진료를 위해 1년 평균 1만2000㎞를 이동하며 최소 2000여명을 진료한 열정이 통한 것이다.
이 같은 활동은 '이태석상'의 첫 수상자를 찾고 있던 외교부에 알려졌고,심사위원회는 "이태석 신부의 봉사정신을 가장 잘 실천한 인물"이라며 50여명의 후보 가운데 이씨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특히 이태석 신부의 친형이자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이태영 신부가 그를 강력하게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23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씨에 대한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이태석 신부의 가족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씨는 "마다가스카르의 마을 2만여개는 아직도 의사가 없는 무의촌"이라며 "우리 팀이 한 번 갈 때 그 지역 주변 10개 마을에서 와 진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그 모든 마을을 가려면 200년이 필요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나와 같은 이동 진료를 하는 의사가 100명 있다면 2년이면 무의촌 지역이 모두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마다가스카르 현지인 의사 100명을 길러내고 이들을 훈련시킬 프로그램과 교수,병원,이 일을 함께할 동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