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發 집값 쇼크' 강북ㆍ수도권 확산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이후 사업 차질이 우려되며 시작된 강남 재건축아파트 하락세가 강북 · 수도권 아파트,뉴타운 · 재개발 지분,분양시장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용산 성동 마포 등 강북 주요 재개발 지역의 지분 거래가 전면 중단돼 급매물조차 소화되지 않고 있다.

뉴타운 지정을 추진했던 용산 서계 · 청파동과 후암동의 지분은 3.3㎡당 3500만원의 급매물도 주인을 못 찾고 있다. 2008년 4500만원에 거래되던 물량이다. 한강로 K공인 관계자는 "박 시장 당선 이후 일반호가보다 5000만원 낮은 매물도 팔리지 않는다"며 "환금성이 아예 사라졌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50층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추진해온 성수전략정비구역도 지분가격을 가늠하기 어렵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5억5000만원을 웃돌던 33㎡ 지분이 4억5000만원에도 안 팔린다"며 "16㎡ 지분 보유자가 전용 60㎡ 입주 때 2억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이 분담금 공개를 통해 알려지면서 급매물도 외면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 추가하락이 예상되면서 분양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KCC건설이 7억원대에 내놓은 주상복합 '용산 웰츠타워' 84㎡ 188가구는 지난 17일 1순위 청약에서 24명만 청약했다.

분양대행업체 내외주건의 김신조 사장은 "강북 최고 요지인 용산에서 7억원대의 분양가가 외면받는다면 다른 뉴타운에선 6억원대 초 · 중반에도 힘들다"며 "분양가를 낮추거나 미루는 곳도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산 · 분당 등 1기 신도시도 박원순발(發) 쇼크의 간접 영향권에 들었다. 고양시 일산의 W공인 H사장은 "수도권의 바로미터인 서울 집값이 박 시장 당선 이후 하락하고 있어 매수 대기자들은 '좀 더 기다려보자'며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