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가 23일 코스닥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날 약세장 속에서도 YG엔터 주가는 6만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해 곧바로 상한가로 직행,7만820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 3만4000원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시가총액 규모로는 게임빌에 이어 코스닥 48위에 올랐다. YG엔터 주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 제시한 적정 주가 초과

YG엔터 '상장 축포'…공모가의 130% ↑
YG엔터의 상장 후 주가가 높게 형성될 것이란 점은 공모주 청약 열기를 통해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청약 분위기와 에스엠 주가수준을 반영해 상장 후 적정 주가는 5만~7만원 선으로 내다봤다. 박지나 현대증권 연구원은 "벤치마크 종목인 에스엠의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감안할 때 YG엔터 주가는 6만원 전후가 적정하다"고 평가했다. YG엔터 주가는 이런 예상치를 무려 30%가량 뛰어넘은 것이다. 미래에셋증권도 목표주가 5만7000원을 제시했지만 수정해야 할 판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통 기업공개(IPO) 종목 주가는 단기적인 수급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오버슈팅(단기과열)될 수 있다"며 "적정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8만원"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증권사 IPO 관계자는 "보호예수 물량 등이 풀리기 전까지는 10만원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엠앤에이조합(11.9%)은 1개월 뒤,그밖에 특수관계인과 우리사주조합 지분은 1년 뒤 풀릴 예정이다.

◆'성장성'은 유효

주가가 급등하긴 했지만 향후 K팝이 중심이 된 신한류 열풍 속에서 YG엔터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종합편성채널 개국으로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YG엔터의 내년 매출은 전년 대비 66.9%,영업이익은 152.5% 늘어날 것"이라며 "일본 진출 확대로 로열티 수익 비중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률도 올해 20.2%에서 내년엔 30.6%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목표주가를 8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YG엔터의 내년 예상 매출이 에스엠의 62%,순이익은 35~40% 수준이어서 시가총액은 에스엠의 40~60% 수준까지도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23일 종가 기준 YG엔터의 시총(3899억원)은 에스엠(8551억원)의 45.5% 정도로 단기적인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엔터주는 동반 급락

YG엔터가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반면 에스엠 JYP엔터테인먼트 로엔 등 다른 엔터주들은 동반 급락했다. 에스엠 JYP엔터 로엔은 각각 14.14%,12.24%,10.25% 하락했다.

한 전문가는 "YG엔터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먼저 반영돼 전날 상한가로 동반 상승했다가 차익실현 물량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엠은 전날 상한가로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6만100원)를 갈아치웠다가 이날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한 채 5만1600원에 장을 마쳤다.

한 전문가는 "현재 신한류 열풍에 대한 기대감은 정점에 이른 수준"이라며 "향후 단순한 기대감이 아닌 실적을 눈으로 확인시켜 주는 엔터주들이 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