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 "'잃어버린 6년' 극복…글로벌 SUV 강자로 다시 서겠다"
“쌍용자동차는 정통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메이커를 지향합니다. 코란도, 렉스턴 등 국내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SUV들이 이를 증명하죠. 앞으로도 SUV 전문 메이커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경영전략을 고수할 것입니다.”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은 “쌍용차가 체어맨 외에 다른 승용차를 개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최고 품질의 SUV 신차를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수출시장 확대 전략도 소개했다. 이 사장은 “2013년까지 16만대, 2016년 30만대 판매 목표를 세웠다”며 “이를 위해 내수시장 강화는 물론 내년부터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중동의 이란·이집트, 동남아시아의 말레이시아 등으로 해외 판매망을 다변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쌍용자동차 사장으로 부임한 지 8개월이 지났습니다.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인도의 마힌드&마힌드라그룹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법정관리에 있을 때에는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는데, 막상 법원 울타리 밖에 나오니 알몸으로 세상과 맞부딪친 기분입니다. 그동안은 회사 안정화에만 주력했지만, 이젠 수익을 창출해야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

“임직원들의 인식이 가장 많이 바뀌었어요. 법정관리와 파업 등으로 직원들 사이에 패배의식이 만연해 있었죠. 이들에게 회사의 비전을 보여주고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그 결과 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올라왔고 ‘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직원들이 변해야 제품 및 AS 품질도 향상되고 고객들이 다시 쌍용차에 신뢰를 보낼 것입니다.”

▶경기침체로 자동차 시장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유럽발 금융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환율도 수출이 65%를 차지하는 우리에게 불리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 서유럽 등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고요. 내수 역시 좋지 않습니다. 지난달 자동차 수요가 전년 대비 8% 줄었는데 이 중 특히 SUV 수요는 20%나 빠진 상황입니다. 내부적으로 내년 역시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내년 판매량 및 매출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십니까.

“비록 세계 경기가 어려워도 쌍용차의 판매량과 매출은 계속 늘어날 겁니다. 신차 출시와 수출 확대, 마힌드라와의 협력 강화 등으로 시장을 넓히고 잃었던 고객들이 다시 찾아오도록 할 겁니다. 쌍용차가 그동안 법정관리와 노사 갈등 등으로 판매량이 부진했던 만큼 앞으로는 더 나아지는 일만 남았다고 봅니다. "올해 판매량은 12만대, 매출액은 2조원 후반대를 전망하고 있으며 내년 목표는 현재 사업계획 수립 중에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2013년까지 판매 16만대, 매출 4조원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판매량 16만대면 2교대 물량이 되기 때문에 무급 휴직자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습니다.”

▶앞으로 중점을 둘 경영전략은 무엇입니까.

“먼저 쌍용차의 대표 모델인 코란도 C의 품질 개선을 끝냈습니다. 그동안 단점으로 지적됐던 소음 부분을 보완했으며 11월1일부터 개선된 모델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에 액티언스포츠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돼 출시됩니다. 얼마 전에 연구진과 8대를 몰고 강원도 일대를 돌아봤는데 품질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모델은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한 SUT-1과 거의 비슷합니다. 해외시장에서는 내년에 출시되는 코란도 C 가솔린 모델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러시아와 중국 등지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외에 수출되는 코란도 C 중 절반은 가솔린 모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진출 상황은 어떻습니까.

“중국을 크게 남북으로 나눠 북부지역은 방대 기무집단 고분유한공사가 담당합니다.이 회사는 롤스로이스, 현대자동차 등 82개 브랜드의 제품을 연간 40만대 이상 판매하는 대형 딜러입니다. 남부지역은 볼보 등을 취급하던 중기남화기차 복무 유한공사가 맡습니다. 이들의 대형 유통망을 통해 내년에 중국시장에서 1만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또 코란도 C와 체어맨 W 등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중국 지역 수출 비중을 현재의 7% 수준에서 150여개의 딜러망이 갖춰지는 2013년에는 20%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쌍용차는 내수시장 비중이 낮은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현재 수출이 65%, 내수가 35%입니다. 내수 비중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비율은 내수가 60%, 수출이 40%인데 일단은 50% 대 50%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란도 C와 체어맨 외에는 대부분 올드모델로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경쟁이 힘든 상황입니다. 2013년까지 5개의 상품성 개선 모델과 2016년까지 4개의 신규 차종을 출시하는 내용의 중·장기 로드맵을 짰습니다. 이 계획을 바탕으로 꾸준히 내수 시장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입니다.”

▶전기차와 관련해 마힌드라와의 협력은 잘 진행되고 있나요.

“마힌드라그룹이 얼마 전 전기차 전문기업인 라바(RAVA)를 인수하는 등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힌드라는 순수 전기차를, 쌍용차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연구해온 터라 교통정리가 필요합니다. 두 분야 모두 개발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한 쪽을 선택할 방침입니다. 전기차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만큼 2014~2015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쌍용차는 지난 6년 동안 허송세월한 셈입니다. 잃어버린 6년을 극복하고 다시 글로벌 SUV 강자로 설 것입니다. 브라질 외에 다른 남미 국가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도 수출에 나설 계획입니다. 마힌드라의 영향력이 큰 이집트에는 조립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