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국채 발행에 실패했다.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23일 독일 정부가 10년물 국채 60억유로어치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목표물량의 65%만이 팔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독일 정부가 발행한 10년물 국채는 36억4400만유로 규모로 낙찰금리는 연 1.98%였다.

독일이 국채 발행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10년물 독일국채 금리는 한때 2%대를 돌파했다. 유로화 가치도 6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끝내 독일까지 삼킬 것이란 공포가 번지면서 국채수요가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한델스블라트는 "독일 국채금리가 물가상승률 이하인 1%대로 떨어져 투자매력을 상실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마크 오스월드 모뉴먼트 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도 독일이 국채 발행에 실패한 것은 완벽한 재앙"이라고 평가했다.

유럽은행감독기구(EBA)는 "독일 2위 은행 코메르츠방크가 29억유로의 자금난에 직면해 정부의 구제금융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독일 2위 은행 코메르츠방크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대규모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코메르츠방크의 주가는 지난 22일 19.8% 떨어지며 유럽 마지막 '안전지대'인 독일까지 재정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유로존 2위 경제국인 프랑스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심화되면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AAA)이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며 등급 하향 가능성을 내비쳤다. 피치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심화되면 이에 수반해 프랑스 국가부채는 늘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