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은 22일 HP가 올 4분기에 2억3900만 달러의 순익을 냈다고 보도했다. 전년 동기의 25억4000만 달러에 비해 90%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333억 달러보다 3.5% 줄어든 321억 달러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HP는 이날 내년 1분기 주당순이익도 전문가 예상치보다 약 20% 낮은 83∼86센트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HP는 스마트폰, 태블릿 PC의 인기때문에 PC 판매가 부진해 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맥 휘트먼 최고경영자(CEO)는 PC 부문의 쇠퇴에 따라 새 성장 동력을 찾고 재무상태를 개선해야 하는 2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HP는 4분기에 인도와 러시아, 중국, 브라질 등 브릭스 시장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지만 미국과 유럽의 부진으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PC사업 분사 계획을 섣불리 밝혔다가 철회하는 등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태블릿PC ‘터치패드’도 시장의 냉담한 반응에 판매를 중단했다.
부실한 재무구조도 문제다. HP는 지난 8월 영국 소프트웨어 업체 오토노미를 117억 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HP의 현금보유액은 130억 달러였다. 터치패드 사업중단으로 인한 손실 10억달러를 감안하면 사실상 현금이 바닥난 셈이다.
여기에 단기 회사채를 포함한 HP의 부채 규모는 지난 7월 말 기준 25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휘트먼의 앞길이 험난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임기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