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의 올해 기업공개(IPO) 첫 작품과 마지막 작품간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대우증권의 올 IPO 첫 상장주선 종목은 중국고섬으로 회계문제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반면 올해 마지막 주선 종목인 YG엔터테인먼트는 공모주 청약에서 3조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들인데 이어 첫 거래일인 23일 주가도 공모가에 비해 크게 올라서다.

올해 첫 작품인 중국고섬도 시작은 나쁘진 않았다. 대우증권은 싱가포르에 상장된 중국고섬의 2차 상장주간사로 2100억원을 공모해 인수수수료가 116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중국고섬의 일반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0.46대 1로, 대우증권은 한화증권 IBK투자증권 HMC투자증권 등과 함께 잔여분인 1501만주를 떠안아야했다.

대우증권이 인수한 중국고섬 주식은 830만9314주로, 인수수수료보다 5배 이상 많은 581억원을 투자하게 됐다. 그러나 상장 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추락했고 거래정지 당시 주가는 4165원으로, 공모가보다 40% 넘게 떨어졌다.

대우증권의 보유주식 평가액은 346억원으로 235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일단 중국고섬의 상장폐지 결정은 내년 3월로 연기됐지만 회생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이 중국고섬으로 IPO 시장에서 타격을 입었던 대우증권은 기대했던 하이마트의 공모주 청약이 미달되는 등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지만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로 자신감을 회복하게 됐다.

YG엔터가 케이팝(K-POP) 열풍을 앞세워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성공적인 IPO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YG엔터의 수요 예측 결과 기관배정 물량 65만6482주 중 1억9231만주의 신청 수량이 몰려 무려 292.9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투자자들로부터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지난달 14일과 15일 일반 공모주 청약에는 3조6379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려 최종 경쟁률은 560.77대 1을 기록했다.

대우증권은 YG엔터의 인기로 인수수수료 10억원, 대규모 청약증거금으로 발생한 이자수익 4억원 등 14억원을 벌게 됐다. 상장 이후 YG엔터의 주가 전망도 밝다는 점도 대우증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YG엔터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크게 높은 6만~8만원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YG엔터에 대해 상장 직후 단기적으로 8만원 수준에서도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모가격 3만4000원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제시한 내년 예상실적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8.7배고, 시가총액은 1700억원 수준"이라며 "비교 대상인 에스엠의 내년 예상실적 기준 PER은 18배고, 시가총액은 1조원에 달해 공모가격이 저평가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성 연구원은 공모가보다 2배 이상 높은 8만원 수준의 거래가 가능한 이유로는 △높은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폭발적인 주식 수요 등을 꼽았다.

이날 상장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오전 9시 15분 현재 공모가보다 130% 높은 7만8200원을 기록하면서 화려하게 주식시장에 데뷔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