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개최되는 하이마트 이사회 안건이 '대표이사 개임(改任)'으로 급히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 이사회 안건이 기존 각자 대표이사 선임에서 전날 저녁 대표이사 개임으로 급히 수정됐다.

이사회 소집장소도 기존 서울 대치동 하이마트 본사에서 마포구 공덕동의 유진기업 본사로 바뀌었다. 시간은 30일 오전에서 오후 6시로 수정됐다.

하이마트는 현재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각자 대표이사 선임을 본 안건으로 상정했다는 것은 유경선 대표이사는 재무파트를 담당하고 선종구 대표이사는 나머지 영역을 담당하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안건이 '대표이사 개임(改任)'으로 급히 수정되자 하이마트 측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보통 대표이사라고 하면 선종구 회장을 떠올리지 않겠느냐"며 "대표이사 개임은 선 회장을 해임하려는 문구로 읽힐 수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사회 안건이 바뀐 시점도 선 회장이 임직원에게 독려 메일을 보낸 후였다"며 "하이마트 이사회를 유진기업 본사에서 한다는 사실도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사회 안건이 바뀐 당일 오후 4시30분경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은 "유진그룹이 약 70%에 해당하는 주주들의 이익에 반할 수도 있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저와 경영진은 소유지분의 처분과 거취 문제까지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낸 바 있다.

한편 유진그룹 관계자는 "유진기업은 하이마트의 최대주주"라며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간섭이라는 표현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