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손잡은 포스코, '스마트 철강사' 변신
국내 대표 '굴뚝' 기업인 포스코가 세계적인 IT(정보 · 기술) 기업인 미국 구글과 손잡았다. 구글의 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미래형 생산 · 업무시스템을 구축,'스마트 철강사'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두 회사의 임직원들로 구성된 중 · 장기 미래기술위원회도 설립,핵심 과제를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

포스코와 구글은 23일 핵심역량 교류를 통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제휴는 지난 8일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방한했을 때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직접 제의해 이뤄졌다. 두 사람은 구글 기업용 서비스의 활용과 미래 사업 기회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고 포스코 측은 설명했다.

포스코는 이번 양해각서에 따라 설비,물류,환경 · 에너지,안전 등 모든 분야에서 검색,지도,3D기술 등 구글의 선진화된 솔루션을 활용하는 미래형 경영시스템 '포스피아(POSPIA) 3.0'을 구축할 예정이다. 가상 제철소 구현,글로벌 물류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안전재해 예방시스템 구축,통 · 번역 기술 상용화,선적기 · 하역기 자동화 등 해결되지 않은 난제들도 구글의 기술력을 활용해 해결할 방침이다.

구글은 우선 이미 개발한 소통 · 협업 관련 솔루션을 포스코에 공급하고 필요한 기술을 추가 개발해 공급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과제가 해결되면 포스코의 사무와 조업 방식이 '혁명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설비 도입 시 가상 제철소를 통해 사전 시뮬레이션을 실시,최적의 방법을 찾아낼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구글의 지도 기능을 활용해 전 세계 공장의 재고를 파악하고 제품이 운송되는 전 과정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게 된다.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 영상회의도 진행할 수 있으며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포스코 임직원들이 가상 공간에서 자유롭게 소통 ·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부서별로 미래형 최적 업무시스템 도입에 대한 아이디어 제안을 받아 100여개의 과제를 발굴했다. 두 회사 임직원들로 구성된 중 · 장기 미래기술위원회를 통해 핵심과제를 선정해 공동 연구할 계획이다. 연 2회 이상 공동 워크숍도 개최하고 부서별로 일정기간 인력을 교류하면서 업무 방식 혁신 및 창의적 기업문화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제휴는 글로벌 철강사와 대표 IT기업，전통적 제조기업과 혁신적 IT기업의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구글 입장에선 포스코를 통해 비즈니스 영역을 B2B시장과 동아시아 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포스코와 구글이 협력해 제철소의 IT화를 완성한다면 제조업의 혁신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의 IT전문 계열사인 포스코ICT 역시 이날 구글과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