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88%가 인도네시아인…현지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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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韓流 현장을 가다 - (4) 인도네시아의 하나은행
콧수염에 전통의상 입고 영업 "中·일본계 제치고 1위 할 것"
콧수염에 전통의상 입고 영업 "中·일본계 제치고 1위 할 것"
"한국인이나 한국기업만 대상으로 장사하면 안 되죠.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의 메인스트림에 들어가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하나은행 현지법인인 'PT Bank Hana'에서 만난 최창식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은행장(상무급)은 콧수염에 현지 전통의상 '바틱'을 입은 영락없는 인도네시아인이었다. 300명 직원 대부분이 인도네시아 사람인 데다 한국인 임원 박성호 부행장(본부장급)도 콧수염을 따라 길러 여기가 한국계 은행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지난 5월 인도네시아 경제지 'Investor'는 총자산 10조루피아(1조3000억원) 이하 은행 부문에서 하나은행을 '2010년 최고의 은행'으로 선정했다. 고객의 88%,영업의 67%가 현지인과 현지기업이란 점이 고려됐다.
하나은행이 이곳에서 성공한 것은 쉬운 길을 포기하고 어려운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인도네시아엔 삼성,LG,현대자동차 등 한국계 기업 진출이 활발해 국내은행으로선 한국계 기업과만 거래해도 수익이 난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2007년 현지 BIMA은행을 인수,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법인장,부행장 등 주요 임원급을 현지에 보내기에 앞서 사표를 받았다. "목숨을 걸고 현지화에 나서라"는 것이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최 행장을 보낸 것도 이 같은 배경이었다. 하나은행은 현지인 위주로 300여명의 직원을 고용했고 인도네시아 내 수라바야,반둥을 포함한 총 21개의 영업점을 세웠다. 대부분 거래 기업도 한국계 대기업이 아닌 현지 중소기업이다. 한국계 기업을 상대로 한 기업금융으로 70~80명만 고용하고 영업점 수도 3개 정도에 그친 다른 한국계 은행에 비해 비용도 많이 들었다.
결과물이 나타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여년 전 진출한 다른 한국계 은행을 지난해 추월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자산은 2조8320억루피아(3772억원),당기순이익은 2240억루피아(28억원)다.
총자산이익률(ROA)은 2009년 0.21%에서 2010년 1.61%로 뛰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0.38%에서 4.33%로 높아졌다.
차별화된 서비스도 한국에서 들여왔다.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해 영업점 고객만족(CS) 모니터링 제도를 최초로 도입했다. 우수 인도네시아 직원의 경우 한국에서 무료 연수도 실시했다. 이제 경쟁상대는 중국계 일본계 은행이라고 한다. 최 행장은 "인도네시아 내에서 아시아 1등 외국계 은행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내 하나은행 현지법인인 'PT Bank Hana'에서 만난 최창식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은행장(상무급)은 콧수염에 현지 전통의상 '바틱'을 입은 영락없는 인도네시아인이었다. 300명 직원 대부분이 인도네시아 사람인 데다 한국인 임원 박성호 부행장(본부장급)도 콧수염을 따라 길러 여기가 한국계 은행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지난 5월 인도네시아 경제지 'Investor'는 총자산 10조루피아(1조3000억원) 이하 은행 부문에서 하나은행을 '2010년 최고의 은행'으로 선정했다. 고객의 88%,영업의 67%가 현지인과 현지기업이란 점이 고려됐다.
하나은행이 이곳에서 성공한 것은 쉬운 길을 포기하고 어려운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인도네시아엔 삼성,LG,현대자동차 등 한국계 기업 진출이 활발해 국내은행으로선 한국계 기업과만 거래해도 수익이 난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2007년 현지 BIMA은행을 인수,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법인장,부행장 등 주요 임원급을 현지에 보내기에 앞서 사표를 받았다. "목숨을 걸고 현지화에 나서라"는 것이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최 행장을 보낸 것도 이 같은 배경이었다. 하나은행은 현지인 위주로 300여명의 직원을 고용했고 인도네시아 내 수라바야,반둥을 포함한 총 21개의 영업점을 세웠다. 대부분 거래 기업도 한국계 대기업이 아닌 현지 중소기업이다. 한국계 기업을 상대로 한 기업금융으로 70~80명만 고용하고 영업점 수도 3개 정도에 그친 다른 한국계 은행에 비해 비용도 많이 들었다.
결과물이 나타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20여년 전 진출한 다른 한국계 은행을 지난해 추월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자산은 2조8320억루피아(3772억원),당기순이익은 2240억루피아(28억원)다.
총자산이익률(ROA)은 2009년 0.21%에서 2010년 1.61%로 뛰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0.38%에서 4.33%로 높아졌다.
차별화된 서비스도 한국에서 들여왔다.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해 영업점 고객만족(CS) 모니터링 제도를 최초로 도입했다. 우수 인도네시아 직원의 경우 한국에서 무료 연수도 실시했다. 이제 경쟁상대는 중국계 일본계 은행이라고 한다. 최 행장은 "인도네시아 내에서 아시아 1등 외국계 은행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